공개된 녹취록 A4용지 20여장 분량
국회의원·기초단체장 당선인 등 등장
전주시민회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지역 선거판을 뒤흔든 이른바 '선거 브로커 사건'의 녹취록 일부를 SNS를 통해 공개했다. 특히 이 녹취록에는 현역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 당선인 이름이 다수 등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공개된 녹취록 내용은 A4용지 22장 분량으로, 두 명의 남성이 대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 명은 현재 선거 브로커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전북의 일간지 기자인 A씨이고, 다른 한 명은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경선에 참여한 예비후보의 지인 B씨라고 전주시민회는 밝혔다.
녹취록에서 A씨는 B씨에게 줄곧 거액의 선거자금 없이는 당선이 어려운 지역 정가 사정을 설명하면서 선거 브로커 내막을 자세히 설명한다. B씨는 대체로 이야기를 들어주며 맞장구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대화에는 이미 선거 브로커 의혹으로 구속된 전 일간지 간부 C씨와 전 시민사회단체 대표 D씨가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A씨는 B씨에게 "C씨 돈을 안 먹은 사람이 누가 있느냐"면서 "C씨 뒤에 있는 D씨가 전북 모든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용역의 70%를 하는 데 직원만 3500명"이라고 한다.
이어 "얘네들이 다 민주당 권리당원들"이라며 "C씨는 쩐(돈)도 있고, 권리당원도 있는 무서운 놈이라 내가 회사에 데리고 왔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C씨가 국회의원, 단체장 뒤를 봐주고 있다거나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구체적 이야기도 덧붙였다. 국회의원과 단체장, 건설업체 등은 모두 녹취록에 실명으로 등장한다.
A씨는 "지금 건설업체 세 곳에서 7억∼8억을 갖고 왔는데 전주시장 한 예비후보가 이걸 안 받았다"며 "인사권의 30%와 사업을 걸어 달라고 하는데 조작 선거 안 하겠다고 (안 받은 거다)"고 말한다.
앞서 녹취록에 등장한 예비후보들은 선거 토론회와 언론 등에서 '선거 브로커 의혹은 자신과 관련 없는 일'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전주시민회는 이 대화가 선거 브로커의 부정한 제안이 또 다른 후보에게 갔을 가능성이 큰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전주시민회는 SNS를 통해 “경찰 수사가 '꼬리 자르기식'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녹취록을 공개했다”고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전주지검 형사3부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선거 브로커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 했다. 전북경찰청 또한 녹취록 등 증거물과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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