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주유소 2020년 884곳에서 올해 841곳으로 경영난에 43곳 폐업
주유소 마진 카드수수료(1.5%), 인건비 등 빼면 평균 영업이익율 1∼2%에 불과
전기차 등 늘어날수록 문 닫는 주유소 더 늘어날 전망 부대사업, 알뜰주유소 모색
“고유가 속에 주유소는 호황일 거라 보지만 경영하는 입장에서 날이 갈수록 적자만 쌓이는데 더 이상 사업하기가 버거운 형편입니다”
군산에서 자영 주유소를 운영 중인 업주 정모(50)씨는 올 연말까지 사업을 정리하고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일선 주유소가 적정 마진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됐다.
정씨는 “대출금이 1억원도 넘어 차라리 사업을 접는 편이 낫다”며 “다른 주유소 한 두 곳도 폐업할 예정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씨처럼 적자에 허덕여 주유소 문을 닫는 사례가 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19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주유소 현황을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만 1399곳에서 2021년 1만 1186곳, 올해 6월말 기준 1만 1042곳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다.
전북지역 주유소는 2020년 884곳에서 2021년 860곳으로 24곳이 대폭 감소한 후 올해 6월말 기준 841곳으로 19곳이 또 문을 닫아 경영난에 폐업이 늘었다.
주유소 판매가격에서 영업 마진 비중은 5%에 불과하다는 게 주유소 업계의 설명이다.
이 중 인건비와 임대료, 각종 공과금과 대출 비용 등으로 매출의 대부분이 빠져나가는 터라 주유소의 평균 이익률은 2% 남짓밖에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보니 주유소를 유지하기도 벅찬 현실에서 카드 수수료(1.5%)도 적잖은 부담이 된다고.
항간에 기름 값이 오르면 주유소는 떼돈을 벌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정작 휘발유와 경유의 판매가격은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라고 주유소 업계는 하소연했다.
주유소 업계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확대에도 정유사만 최대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읍의 한 자영 주유소 업주 김모(40)씨는 “일선 자영 주유소 한 곳당 리터당 50원이 남으면 많이 남는 것”이라며 “기름 값이 오르면 주유소가 돈을 많이 번다고 소비자는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공개한 100대 생활업종 통계에서 주유소(-6.0%)의 하락세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유소의 하락세는 LPG충전소(5.2%)의 성장세와 엇갈려 대조를 보이고 있다.
향후 전기·수소차가 증가할수록 문 닫는 주유소도 늘어날 전망이다.
자영 주유소는 경영난을 타개하고자 부대사업으로 세차장을 운영해보기도 하지만 적자를 메우기엔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다보니 대다수 주유소가 알뜰주유소 전환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김준영 한국주유소협회 전라북도회장은 “알뜰주유소는 세제혜택과 낮은 단가로 유류를 공급받아 일선 주유소들은 불공정한 경쟁 관계다”며 “값싼 석유의 혜택을 소비자가 누리도록 알뜰주유소 전환을 희망하는 주유소를 정부가 전향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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