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북 연고 희생자 3명 화장
신원확인 늦어져 하루만 장례진행
서울 이태원 참사로 숨진 전북 연고자 3명의 발인이 유족들의 애도 속에 1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전주시내 한 장례식장. 발인을 앞둔 A씨(30대)의 빈소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검은 상복을 입은 유족들은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A씨의 마지막 순간을 기다렸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유족들의 심신은 지쳐보였다. A씨의 관이 운구차로 향하는 동안 유족들은 파리한 손짓으로 연신 생애 못다 한 인사를 건넸다.
화장장에 도착한 유족들은 A씨의 영정과 관을 들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다시는 나올 것 같지 않았던 눈물은 마지막 작별을 앞두고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한 유족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비틀거리다가 주변의 부축을 받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밖에 남은 친척과 친구들은 화장장 밖으로 파랗게 피어오른 연기를 바라보며 너무나도 짧은 생을 마감한 A씨를 추모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9일 저녁 A씨는 동생에게 “놀다 오겠다”고 말한 뒤 집을 나섰다. 그런 뒤 A씨는 갑자기 연락이 두절됐다.
결국 A씨의 동생은 숱한 부재중 전화 끝에 경찰관으로부터 “(고인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비보를 전해들었다.
A씨의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여느 자매처럼 잘 지냈다”며 “겉으로는 몰라도 되게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하늘이) 데려갔나 싶기도 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시각 이 화장장에서 또 다른 희생자 20대 여성의 화장도 함께 진행됐다. 오후에는 또 다른 30대 희생자가 화장됐다.
이들 희생자 3명의 장례식은 단 하루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후 신원확인이 되지 않아 유족들이 시신을 늦게 인도받은 탓이다.
A씨의 동생은 “아직 빈소는 차려지지 않았는데, 시신 확인 절차가 늦어지는 탓에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에 가족과 지인들에 연락을 돌렸다”면서 “결국 언니의 소식을 알릴 수 있는 시간이 하루밖에 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도 “신원확인 절차가 늦어지면서 유족들에게 통보되는 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다보니 실질적으로 장례를 단 하루밖에 치르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북도는 오는 5일까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도청 공연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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