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호수 위 걷다가 또 3명 물에 빠져 구조
지난달 30일에도 2명 빠져⋯근본 대책 마련 절실
연말·연초 전주 에코시티 세병호에서 연이어 익수사고가 발생하면서 관할 지자체의 안전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파에 언 세병호에서 놀던 중학생 2명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뒤인 2일 오전 1시 30분께에도 A씨(19) 등 3명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10분 만에 소방 당국이 출동해 구조했지만, 이 사고로 A씨 등 2명이 저체온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특히 세병호 수심은 2.5~3m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고, 연이어 같은 사고가 발생하자 안전관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기자가 지난 1일 세병호를 찾아 안전관리 실태를 확인한 결과 산책구간 대부분은 갈대로 인해 쉽게 들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총 3곳에 갈대와 안전장치가 없어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중 2곳은 난간이 낮아 초등학생도 손쉽게 넘어갈 수 있었고, 나머지 1곳은 난간마저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사고 이후 조치된 것은 '입수 주의' 현수막 추가 설치뿐이었다. 더욱 적극적인 대책이 있었다면 재발을 막을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덕진구 관계자는 "사고 직후인 지난달 31일 현장점검 후 추가 안내표지판 설치를 업체에 요청했으며, 현수막은 임시로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구명함이 이미 충분히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인명구조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추가적으로 △세병호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 익수 주의 협조 공문 발송 △주기적인 익수 주의 안내 방송 △시청 소속 현장 근로자 순찰 시행 △구명함과 안내표지판 추가 배치 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덕진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세병호를 비롯해 호수를 끼고 있는 공원 6곳에 대해서도 추가 안전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것.
하지만 사고 이전에도 입수 금지 안내표지판과 난간이 설치돼 있었고, 구명함도 사후 대책에 불과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직장인 B씨(27·금암동)는 "들어갈 사람들은 주의를 해도 들어가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다른 구간처럼 갈대를 심거나 높은 난간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망권이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세병호 인근 주민 C씨(66·송천동·여)는 “흔한 일도 아닐뿐더러, 세병호 인근에 사는 이유 중 하나가 호수를 보고 싶어서인데 현재 심어져있는 갈대도 너무 많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직장인 D씨(40·송천동)도 "우리 아이들도 걱정은 되지만 충분히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덕진구 관계자는 “세병호뿐 아니라 여러 하천도 갈대를 제거해 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현재 익수 위험지역 3곳에 먼저 안내표지판을 설치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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