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의료원 화재 때 작동 않고 관리직원 부재
최근 전기·소방 '이상없음' 나와 부실점검 의혹
지난 주말 발생한 전북도립 남원의료원 지하 전기실 화재와 정전사태를 계기로 도내 대형 의료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원의료원 화재 사고의 경우 의료진 및 직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당시 비상벨과 비상등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으며,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무정전전원장치(UPS) 관리 직원이 부재하는 등 문제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도립시설에서조차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대형 의료기관 등 전북지역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대대적 점검 등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일 밤 12시 10분께 남원의료원 지하 3층 전기기계실 무정전전원장치(UPS) 전선 피복 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환자 105명과 의료진 등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남원의료원 의료진들이 암흑과 일산화탄소 연기 속에서도 환자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환자들과 의료진들에 따르면 당시 비상벨과 대피를 유도하는 비상등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으로 1급 이상의 소방안전관리대상시설임에도 관리 부실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남원의료원은 UPS를 비롯한 각종 전력 설비 등을 관리하는 전기시설관리자도 공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전기시설관리자 채용공고 이후 4번 정도 재공고를 거치는 등 전기기설 관리자를 구하지 못한 상태였다.
남원의료원 관계자는 "화재 발생 나흘전 낙뢰로 인해 비상벨 제어판이 손상되면서 화재시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전기시설관리자의 경우 근무지가 남원지역이어서 구해지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재 원인이 규명되는대로 앞으로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원의료원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각각 전기안전공사와 전북소방본부로 부터 안전점검을 받았고, 두 기관 모두 '이상 없음' 결론을 내렸지만 화재와 정전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점검 부실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기안전공사측은 현재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UPS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관리 주체가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UPS는 지난 카카오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우리측에서 관리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화재원인 규명을 위한 감식을 의뢰한 상태며, 관리부실 등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도 특사경과 협의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소방관련학과 교수는 “비상등의 경우 별도 전원을 설치해 항상 작동되고 있어야 한다. 비상등 미작동은 기본적 관리 부실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방 전문가는 "남원의료원이 화재 이후 신속한 조치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형 의료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보다 철저한 시설 및 안전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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