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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에 밀린 운전자 안전" 위험천만 공포의 완주로

가로등 및 교통시설물 전무, 야생동물 출몰 잦아 주민 안전 위협
주민 민원 폭주에도 개선에 무관심한 완주군, '안전 불감증' 지적
완주군 "예산 문제 있지만 빠른 협의 통해 올해 안에 설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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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17호선 완주로 완주IC∼운곡지구 구간. 가로등이 전무해 어둠 사각지대에 놓여있다./사진=이준서 기자

"하루 수 만대가 다니는 도로에 가로등 하나 없어요. 운전자들은 밤에 운전할 때마다 칠흑같은 어둠 속을 가는 기분입니다."

완주로(국도17호선) 용진읍행정센터 ~ 운곡지구 구간에 교통 시설물이 전무해 운전자들의 안전이 수년 째 위협받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통 시설물 허가권을 갖고 있는 완주군이 예산 문제로 개선 조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주민 안전 보호에 대한 행정의 의지가 빈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완주로 완주IC를 지나 용봉초등학교 삼거리까지의 8.7㎞구간에 가로등이나 점멸등과 같은 교통 시설물 설치가 미흡해 각종 안전 사고 위험이 높다.

완주군 용진읍 운곡지구 주민 등에 따르면 굴곡진 커브길인 해당 도로는 밤만 되면 중앙선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이곳엔 야생 동물 출몰이 잦아 출퇴근길에 로드킬 당한 고라니, 고양이 등의 사체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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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17호선 완주로 완주IC에서 용봉초등학교까지 8.7Km구간에 20일 가로등이나 점멸등 등 교통 시설물 설치가 미흡해 지나는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완주로를 관할하는 익산국토관리청 전주교통관리사무소에는 최근 해당 도로의 안전대책 마련 및 개선을 요구하는 주민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며칠 째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인근 주민 김모 씨(55)는 "올해 3월부터 운곡지구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몇 달 째 퇴근할 때마다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둠 속 도로를 불안감에 떨며 운전하고 있다"며 "출퇴근길 차가 막힐 정도여서 교통량이 적은 것 같지도 않은데 다른 국도에 비해 교통 시설물이 부족한 것 같다. 조치가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교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도로는 매년 하루 평균 교통량이 2만여 대가 넘는 등 많은 차량이 오가고 있다.

특히 올해 운곡지구 인근에 3000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교통량은 이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몰 기간이 길어지는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추가 교통 시설물 설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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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100리 길로 조성된 국도17호선 완주로./사진제공=완주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개선을 요구하는 주민의 목소리가 행정에 닿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완주로를 관할하는 전주국토관리사무소는 주민 민원을 반영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예산 확보 후 9월 안에 문제의 구간에 50여 개의 가로등을 설치하려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완주군의 사정으로 인해 반려됐다. 완주로는 군이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무궁화 100리길'로 무궁화 1만 5000여 본이 심어져 있다. 해당 구간에 수십 개의 교통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무궁화를 파헤친 후 다른 곳에 옮겨 심어야 하는데 아직 이를 위한 예산 확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군의 설명이다.   

완주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올해 예산 회계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갑작스레 무궁화 이설을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 상황이라 부서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주민 안전을 위해 최대한 올해 안에 가로등 설치가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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