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문화유산 야행, 왕궁리유적 일원에서 펼쳐져
곳곳 수놓은 야간 경관⋯다채로운 프로그램 진행
“여태 익산에 살면서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지 이제 알았네요. 너무 좋아요. 꼭 다시 올 거예요.”⋯
4만여 평의 너른 백제왕궁에서 펼쳐진 환상적이고 다채로운 야경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곳곳을 수놓은 형형색색의 야간 경관과 다채롭고 알찬 프로그램,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한 철저한 준비와 세심한 배려 등이 어우러지면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전국 우수 야행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갔다는 평가다.
19일 봄밤의 아름다운 달빛 아래 1400년 전 경이롭고 신비로운 백제왕궁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8시께 익산 왕궁리유적 일원.
‘백제왕궁연회’라는 부제로 개막한 ‘2024 익산 문화유산 야행’을 찾는 발걸음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유모차를 비롯해 고사리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부터 연인, 지인 등 주위의 소중한 이들과 함께 연회장을 찾은 이들은 곳곳에서 이색 체험을 하고 평생 남을 인생 사진을 찍으며 백제왕궁의 봄밤을 만끽했다.
저마다 환상적인 야간 경관과 조형물을 배경으로 카메라에 사진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고, 연회 콘셉트에 맞춰 한복이나 드레스 등으로 한껏 멋을 부린 방문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매년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익산 야행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은 올해도 역시 인기가 이어져 부스마다 줄이 길게 이어지며 장관을 연출했다.
백제왕궁 장신구 체험, 사리장엄구 무드등 만들기, 금제사리호 미니 에코백 만들기, 백제 유물 보석함 만들기, 백제 왕관 만들기 등 전부 무료로 진행된 50여 개의 체험 프로그램은 이색적인 경험은 물론 두 손 가득 선물을 받는 나눔의 장이 됐다.
특히 백제 머리 모양을 체험해 보는 백제왕궁 헤어살롱과 포토 스튜디오, 황홀한 야경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왕궁 달빛사진 등 올해 처음 선을 보인 신규 프로그램들은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방문객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차 없이 오는 야행’으로 진행된 점도 만족도를 높였다.
익산시는 행사장 내 별도의 방문객 주차장을 없애고 인근 미륵사지 주차장과 팔봉 공설운동장, 서동공원, 익산고등학교를 주차장으로 제공하며 셔틀버스를 20분 단위로 운행하고 시내 주요 거점 정류장을 지정해 직통형 셔틀버스를 운행하면서 행사장 주차로 인한 불편을 해소했다.
둘째 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야행을 찾는 발걸음은 계속 이어졌다.
시에 따르면 첫날 7000여 명과 이튿날 6000여 명 등 3일간 행사 중 이틀 만에 1만 3000여 명이 백제왕궁을 다녀갔다.
비 예보에 따라 땅 다짐 작업, 웅덩이 제거 등 만반의 준비를 해 온 시는 후원 쪽 체험 부스에 천막을 치고 일부 프로그램은 축소 운영하거나 백제왕궁박물관 실내 로비로 옮겨 진행하면서 방문객 불편을 최소화했다.
또 소원등 날리기 등 일부 취소 프로그램의 경우 사전 예약자들의 의사를 일일이 확인해 진행했다.
곳곳에 배치된 진행 요원들은 친절하게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안내했으며, 익산경찰서와 익산소방서는 각각 시민들을 위한 체험 부스를 운영하면서 안전사고 예방에 힘을 보탰다.
첫날 지인들과 함께 백제왕궁을 찾은 모현동 손모 씨(49·여)는 “평생 익산에 살면서 처음 야행에 와봤는데 너무 좋다. 이 나이에 내가 소녀가 된 것 같다”며 “멋진 백제왕궁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러 꼭 다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학동에서 가족과 함께 온 전모 씨(41·여)는 “동네마다 직통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오래 걸리지 않고 너무 편하게 올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주위 많은 이들이 아직도 익산 야행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홍보해 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