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한 부안 비롯, 일대 지형에 대한 이해 필요
활성단층 중심으로 지역 좁혀가며 조사해야 효과적
새만금 매립지 주변, 원자로 아래 단층도 고려해야
전북 내륙인 부안에서 규모 4.8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호남권 단층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먼저 조사가 시급한 지역의 지형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원인을 북동과 남서 또는 남동과 북서 방향의 주향이동단층 운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봤는데, 숨어있는 단층이 더 큰 규모의 지진을 유발할 수도 있어 신속한 호남권 단층 조사를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부분을 주로 조사해야 할지 짚어봤다.
△활성단층 중심으로 집중조사 필요
지진은 지하 단층과 단층이 힘에 의해 맞물렸다가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상하운동 에너지가 지표면에 전달되면서 발생하는데, 지진이 발생했거나 미래에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단층을 '활성단층'이라고 한다.
당장 호남권 전체적인 지역에 대한 단층조사는 시간과 인력 비용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봤을 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활성단층으로 확인됐거나 활성단층일 가능성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좁혀가며 조사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산에 나무가 많거나 토양이 깊은 지형에서는 원활하게 조사하기 어렵다. 4.8 규모의 지진이 일어난 진원지에 대한 조사를 우선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이유다.
또 부안과 김제, 새만금 지역은 인접해있고, 계기 지진 기록도 풍부한 덕분에 효율적인 조사를 위해서도 기록이 잦은 지역부터 우선으로 지역을 좁혔다가 넓히면서 조사해야 한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새만금 매립지 개발 적정성 검토
부안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새만금 매립지 개발에 대해 안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북지역이 곡창지대인데다 농지가 많은 곳은 특히 토양이 깊어 안전 확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지반이 약하면 지진 발생시 피해 정도를 더욱 키우며, 이는 지진 규모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새만금 개발을 통해 들어설 시설에 대한 적정성 검토 과정에서도 지진 관련 안전성을 철저히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반의 단층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그 위에 건물을 짓는다면 건물 자체에 내진 설계가 아무리 견고하게 이뤄진다 하더라도 효과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전 지나는 단층에도 주목해야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지진이 전남 영광의 한빛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국내 원자력 시설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발전소 아래로 들어가는 단층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는 이번 지진의 진앙지에서 불과 40여㎞ 떨어져 있는데다 발전소의 여러 원자로 중 한 개 밑으로 단층이 지나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창환 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단층이 바로 밑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며 "전라북도가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써야 하고, 조선시대에 일어났던 대지진이 긴 주기를 돌아 전북에 다시 닥칠 수도 있는 만큼 결코 안심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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