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전남이 호남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경제동맹'을 선포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3개 시·도가 진정한 '원팀'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과거부터 이어져 온 전라권 내 지역 간 갈등과 이해관계를 해소하는 한편,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이번 호남권 정책협의회의 핵심 의제로 초광역 교통망 확충이 부각됐다.
이날 전북은 광역SOC 협력 방안으로 고속도로 남북 2축·3축·4축 노선 조정 및 신설을 통해 호남고속도로 중복구간 및 지·정체 구간을 해소하고, 수도권과의 접근성 강화를 피력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초광역 교통망 확충 계획 중 일부 고속도로망에 대한 합의만 이뤄졌다.
철도망 확충이나 고속열차 증편 등에 대해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향후 논쟁거리로 남았다.
비공개로 진행된 세부 논의에서 3개 시도는 전남 고흥-광주-전주-세종을 잇는 '호남권 메가시티 고속도로(가칭)'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노선은 호남지역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세종시와의 연결성을 확보한다는 게 골자다.
김광수 전북자치도 건설교통국장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사통팔달 교통망 확충이 최우선으로 선행돼야 한다"면서 "세종은 국가행정 중심 도시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호남권에서의 이동 거리와 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광역단체장마다 경제동맹을 넘어선 행정 통합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방향성 제시에는 말을 아끼는 모양새를 보였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충청권처럼 초강력 메가시티 또는 행정 통합 이런 데까지 이를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무조건 3개 시도가 합친다고 하면 결국 우리 도민들에게 기대만 부풀리게 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역시 "행정 통합의 전면적 추진의 주체는 정부가 돼야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반해 3개 시도는 '호남 RE100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협력을 합의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공동생산·활용, 분산에너지 확산, 공동연구, 글로벌 첨단기업 유치 등을 포함한다.
호남의 풍부한 관광, 문화, 역사, 예술 자원을 활용해 내년부터 '호남 관광문화 주간'을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는 호남권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경제동맹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 각 시·도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날 정책협의회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3개 시도 단체장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자체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라며 "앞으로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될지에 대한 문제는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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