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윤 대통령 출석…헌정사상 초유
尹 “자유민주주의 신념 하나로 살아와”
‘계엄 당시 군 투입 문제 등 핵심쟁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에 직접 참석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헌재 심판대에 오른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12·3 비상계엄 선포의 불가피성과 명분을 강조했으며, 국회 측은 부당한 군 투입과 삼권분립을 파괴하려는 시도였다며 맞섰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의 출석에 헌법재판소 인근은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울타리를 따라 경찰 버스 20여 대가 줄지어 벽을 만들었다. 또 헌재 정문 안쪽에도 경찰 버스 3대가 차 벽을 이뤘다. 헌재 정문의 좌우 출입문은 모두 통제했다.
윤 대통령이 심판정에 입장하자 안에서 기다리던 대리인들이 일어나서 그를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방청석 기준 심판정의 우측에 앉았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은 오후 2시에 입장했다. 재판장인 문 대행이 국회 쪽 출석 여부를 확인한 후 "피청구인 본인 나오셨습니까"라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살짝 숙인 뒤 착석했다.
윤 대통령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출석 확인이 끝나자 문 대행에게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문 대행이 허가하자 윤 대통령은 "제가 오늘 처음 출석해서 간단하게만 말하겠다”면서 발언을 시작했다.
입을 뗀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신념'을 강조하며 "헌재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잘 살펴달라"고 말했다.
그는 먼저 "여러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한데 제 탄핵 사건으로 고생을 하시게 돼서 재판관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철들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특히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로 살아온 사람"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계엄 당일 군인들을 국회에 투입해 국회의원을 끌어내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지적에 대해 “국회와 언론은 대한민국에서 대통령보다 훨씬 갑”이라면서 해당 혐의를 부인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이 역시 2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앞서 "비상계엄 선포는 자유민주주의 위기가 그 배경이며, 이를 바로 잡아야 할 대통령의 책무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상계엄의 선포를 위한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는 물리적 전쟁 상황뿐 아니라 정치, 경제,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과 이로 인한 국정 마비와 혼란을 의미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리인단은 아울러 "탄핵소추권 남발로 인한 국정 마비, 무분별한 예산 삭감과 위헌적 입법 폭주로 인한 국정 마비, 새로운 유형의 국가적 위협인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인한 안보, 경제, 정치상의 위협, 선거관리 시스템의 부실한 관리로 인한 자유민주주의 위기가 그 배경"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변론 기일에 참석한 당일 국회 측 법률대리인단은 “내란과 폭동이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헌재에서 신속한 파면을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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