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웅씨(36)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테크니컬어드바이저다. 그리고 전주국제영화제의 뼈대를 세우고 빚어낸 사람들 가운데 몇안되는 전주 출신 영화인이다.
그러나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디지털영화관 문지기’나 다름없다.
디지털은 전주국제영화제의 화두 가운데 하나.‘디지털삼인삼색’으로 대변되는 디지털방식의 영화를 배태했고, 전주덕진예술회관을 디지털전용 상영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스크린 크기의 완전한 디지털영화를 관람하는 기회는 국내에서도 처음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공수된 3억원짜리 디지털프로젝터를 제대로 다룰수 있는 전문인력이 흔치 않다. 때문에 영사사고가 터지면 속수무책이지만 박기웅씨 같은 기술자문역이 있어 큰사고없이 살얼음판(?)을 건너고 있다. 덕분에 영화제가 열리는동안 그는 덕진예술회관 주위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박씨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치 않는다. 디지털3인3색 가운데 김윤태 감독의‘N-2 달세뇨’와 변영주 감독의 ‘지역영화사-전주’의 촬영도 그가 도맡았다.
박씨의 본업은 촬영기사. 지난 88년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2년6개월동안 ‘샘이 깊은 물’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그 좋은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93년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났다. 순전히 촬영 공부를 위한 선택이었다.‘일을 만들어서 벌인’그는 지난 6년동안 전모스크바국립영화학교(VGIK)에서 공부하면서 그들의 뿌리깊은 예술의식과 문화의 소중함을 체득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귀국한 박씨는 충무로 안팎을 넘나들며 작품 제작에 매달리고 있는가하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유학파 1세대인 그는 영화판에서 앞으로 국내최고 촬영감독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고향에서 헐리우드식 주류영화가 아닌 좋은 영화들을 상영한다는 점이 가슴 뿌듯하다”는 박씨는 “영화제가 튼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그의 역할에 큰 기대와 신뢰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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