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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반경] 珠算의 古今

하도(河圖)와 낙서(洛書)는 고대 중국에서 음양 및 오행과 숫자의 기원인 99단법을 적시한 책으로서 하도는 복희(伏羲)씨가 황하에서 얻은 그림으로 이것에 기초하여 주역(周易)의 8괘를 만들었고, 낙서는 우왕(禹王)이 낙수에서 얻은 글로써 이것을 근간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대법장(大法章)인 홍범구주를 만들었다.

 

하도와 낙서에 기인하여 계산법이 만들어졌는데 1450년에 유하거사(柳下居士)가 지은 산법대전(算法大全)이 동양 최초의 계산법이며, 이것을 보완하여 발간된 책으로 16세기경 정대위(程大位), 여사소(汝思所)가 지은 산법통종이 있다.

 

이 책에 의하면 지름이 약 0.3㎝, 길이는 20㎝의 대나무 조각을 사용하는 죽산법(竹算法)이다. 이를테면 가로 1개면 세로 5개이며 가로수 2개를 합하면 10개, 곱하면 백개수를 나타내는 계산법으로 대쪽 50개면 만단위 이상을 계산할 수 있기에 웬만한 사람이면 죽산을 담은 주머니를 별도로 패용했다. 암기력이 좋은 사람은 죽산법보다 몇배 빠른 사람도 있겠지만 안전도가 보장되지 못했기에 죽산법으로 국사는 물론 사생활에서 까지 사용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죽산법이 중국으로 부터 여과 없이 그대로 도입되어 사용되었다. 이것을 일본이 수입하여 현재와 같은 주산을 만든 것이다. 처음에 만든 주산은 1열에 알이 7개가 있어서 위의 2개는 5개를 나타내고 아래의 5개는 각각 1개씩을 나타내도록 되었던 것을 일본이 다시 위에는 1개, 아래는 5개로 고쳐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산법을 사용한 연대는 확인할 고증이 없고 다만 조선 인조(仁祖) 때의 수학자 최석정(崔錫鼎)이 지은 구수략에 보면 ‘최근 들어 주변국들 모두가 죽산대신 주산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사용하고 있으나 정확도에서 죽산에 못미친다’라고 되어 있다.

 

우리가 관민 모두 오늘의 주산을 널리 쓰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에 조선총독부가 주산보급회를 창설하면서 부터다. 그 뒤에 현 고려대학교 전신인 보성전문학교에서 주산 경기대회를 개최한 것을 계기로 국내에서는 물론 국제대회가 성행했는데 81년 일본에서 개최된 세계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 이춘덕(李春德)이 1위를 하여 기네스북에 올랐었다.

 

60년대에 문교부에서 초·중등생에게 주산을 가르치고 또한 시험을 통해 1∼3급의 자격증을 수여했었다. 당시의 연간 응시생이 3만여명이던 것이 작금에는 컴퓨터에 밀려서 역사속의 주산으로 침몰되고 있으니 변천된 또 하나의 단면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양복규(명예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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