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機密)
중요할 기(機), 비밀 밀(密)
중요하고도 비밀로 되어 있어 함부로 드러내지 못할 일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의미만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이야기 한 바 있다. ‘기(機)’도 일반적으로는 ‘기계’나 ‘기회’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데, 원래에는 ‘베틀’의 의미였다. 문명이 발전하기 이전에는 ‘베틀’이 훌륭한 기계였기 때문에 ‘기계’라는 의미로, 또 기계는 중요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의미로, 그리고 물건을 만들 때에는 기회를 잘 보아야 하기 때문에 ‘기회’라는 의미까지 의미가 확대되지 않았나 싶다.
‘기계 같다’는 말은 성질이 융통성이 없고 딱딱한 사람을 비유하여 쓴다. 근본이 되는 중요한 사무나 외부에 드러나서는 안 되는 비밀 사무를 ‘기무(機務)’라 하고, 더 없이 중요하여 외부에 드러내서는 안 될 중요한 비밀을 ‘기밀(機密)’이라 한다. ‘기밀누설죄(機密漏泄罪)’가 있다. 정치 또는 군사에 관한 기밀(機密)을 드러내어 외국이나 적군(敵軍)에게 제공한 범죄를 말한다. 학문은 중도에 그만둠이 없이 꾸준히 계속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단기지계(斷機之戒)’라 하는데 직역하면 ‘베를 끊어 깨우침을 주었다’이다. 이는 맹자(孟子)가 수학(修學) 도중에 집으로 돌아 왔을 때, 그 어머니가 짜고 있던 베를 자르면서 훈계하였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수구여병 방의여성(守口如甁防意如城)이라는 말이 있다. 입을 지키기를 병마개 막듯이 하고, 의견의 발표도 성(城)을 고수(固守)하는 것처럼 단단하게 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말과 행동을 주의하라는 말이다. 모막난우고밀(謀莫難于固密)이라고도 하였다. 모사(謀事)는 누설되기 쉬우며 비밀은 지켜지기 어렵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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