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여성노동자회, 전주에 평등전화 개설
- 전북여성단체연합과 연대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권리찾기에 적극 나설 계획
일하는 여성 10명중 7명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임시 또는 일용직 노동자다. 여기에 수치상으로 파악되지 않는 파견·용역·파트타임 노동자까지를 합하면 여성노동자의 80%이상이 비정규직 노동자로 분류된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적다. 노동법에서 규정한 1주일 근무시간은 44시간이지만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주당 63시간, 일용직의 경우는 이보다 더 심한 68시간을 일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와있다. 이렇게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어떨까. 정규직의 7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들은 모성보호나 생리휴가 등의 사회보험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노동3권이 적용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여성노동자들의 이러한 고용환경은 IMF이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전북여성노동자회가 노동자로서의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도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대변인으로 나선다. 지난해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해 비정규직 여성권리찾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여성노동자 주권찾기’에 힘을 모아내고 있는 전북여성노동자회가 내달초 전주에 평등의 전화를 개설하는 등 또하나의 활동터를 만들고 전북지역 여성노동자들의 권리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그동안 익산지역에서 노동운동을 이끌어왔던 여성노동자회가 전주에 지부를 내는 것은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여성노동자들의 비정규직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화는 여성빈곤의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여성인권보호차원에서도 여성노동자 권리찾기 운동을 적극 전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전북여성단체연합이 올해 단체내에 노동위원회를 설치하고 여성노동자와 빈곤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어서 이와 연계해 여성노동자운동을 전북여성계 차원으로 확대시킬 계획도 세웠다.
평등의 전화는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구호전화다. 평등의 전화에서는 직장내 성희롱과 폭언 폭행 등을 비롯한 성차별문제와 비정규직 권리에 대한 상담 등 근로조건과 환경, 노동자권리 등에 대해 상담하고 보다 나은 노동환경을 만들 수 있는 방법 등도 안내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전개했던 비정규직 여성 권리찾기 캠페인도 올해는 더욱 활발하게 벌인다. 판매·영업직, 보험설계나 학습지교사 등 대표적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법적권리를 홍보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또 각종 캠페인을 통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실태를 공론화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특히 전주지역에 많은 것으로 조사된 사무직 여성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환경 등에 대한 조사 및 평가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전북여성노동자회 봉귀숙사무국장은 “지난해 모성보호휴가가 90일로 확대되고 골프장경기보조원을 근로자로 인정하는 등의 여성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규정이 일부 마련되기는 했지만 노동현장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전북지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실태조사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및 법마련을 촉구하는 활동을 도내 여성계와 연대해 집중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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