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가’는 판소리 다섯바탕 중에서 일반인들에게 어렵고 덜 친숙한 판소리로 꼽힌다. 적벽가는 다른 판소리와는 달리 ‘삼국지연의’라는 기원이 되는 소설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것도 다른 판소리와 다른 점이다. 특히 적벽가는 19세기 후반, 판소리가 연행되면서 서민들 뿐 아니라 상층계급을 청중으로 끌어들였을 때 상층계급들로부터 가장 큰 인기를 모았던 판소리다.
적벽가의 내용이 겉으로는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천하를 놓고 쟁패를 벌이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양반 사대부들에게는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를 가장 잘 반영하는 판소리로 이해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를 거쳐오면서 적벽가는 부르기도 어렵고 이해하기에도 어려워 소리꾼들이 즐겨 부르는 소리로서 환영받지 못하게 되었다. 자연히 적벽가는 오늘날의 판소리 무대에서 듣기 어려운 소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좀체 한바탕을 제대로 부르는 명창을 만나는 일도 어렵고 또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이 ‘적벽가’에 대한 판소리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를 모아놓은 책이 나왔다. 동리연구회 학술총서로 나온 ‘적벽가 연구’(신아출판사).
판소리연구가 최동현(군산대) 김기형(덕성여대)교수가 공동으로 엮어낸 이 책은 전문연구자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연구하고 분석한 적벽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다른 판소리에 비해 연구 작업이 활발하지 못했던 ‘적벽가’가 판소리사에서 갖는 학문적 의미와 판소리 자체로서 갖는 의미를 체계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미덕.
대부분이 이미 발표 됐던 논문들이지만 연구사와 형성 및 변모, 작품 구조와 미적 특질, 주제 및 작품론에 이르기까지 적벽가를 예술적 학술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논문을 모아놓은 자료집으로써 가치를 지닌다.
‘심청전연구’에 이어 ‘적벽가’에 대한 연구 성과를 한데 모아낸 최동현교수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논문들이지만 판소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려는 동호인들에게는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적벽가를 이해하고 그것이 지닌 미학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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