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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 여성과 성


 

개인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면서 흔히 사랑은 상대방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을 퍼부어야 하고 주변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의존이나 간섭을 해서는 안되며 스스로 선택한 사람에게 많은 이해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됨을 의미한다.

 

이때 성(sexuality)은 사랑의 전제조건이며 육체적·정신적교류의 아주 친밀한 행위여야 한다. 그리하여 사랑의 과정은 일반적인 ‘남’에 대한 이해도 넓히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자신이 내린 결정에 책임을 지는 훈련의 기회로 본다.

 

그러나 작년에 있었던 군산 대명동 화재 참사는 (성상품화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성매매 여성들을 둘러싼 엄청난 착취와 기생집단들이 구조적으로 얽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실상을 알게 될수록 우리 사회 모순의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성을 통한 여성문제의 핵심을 다시금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였다.

 

장소와 시간만 정해 놓으면 찾아가는 24시간 대기조의 성행 등, 일과 놀이가 이루어지는 삶의 일상적 공간에는 여성의 성을 즉각적으로 살 수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성상품화의 만연은 성매매 행위에 대한 수치심이나 죄의식을 훨씬 덜 가지게 되었고 ‘성을 팔고 사는 일이 왜 문제인지?’에 대한 항변까지 이르게 되었다.

 

성상품화 전반을 포함하여 수요자와 공급자로서 공모 관계를 형성하는 남성, 여성들이 늘어날수록 성의 상품화에 대한 사회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려질 뿐더러 우리 스스로 설득력 있는 답을 찾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마치 오래전부터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해 여성들이 할 일이란 오직 성을 파는 것밖에 없는 듯이, 여성을 더욱 더 주변적인 노동집단으로 더 나아가는 성노동의 집단처럼 보여지기도 할 것이다.

 

우리사회가 처한 여성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인간으로 성을 착취당하지 않고 (성적 상품가치로 취급되지 않는) 남녀가 평등한 곳에서 인간성을 온전히 인정받고 성과 사랑에서 분리되거나 소외되지 않는 삶이 어떤것일까를 고민해야 될 시점이다./김미숙 (전주여성의전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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