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부끄럽고 슬픈 일이다. 우리사회전체가 비판하고 주목해온 교회개혁의 화두 교회세습이 교회개혁운동단체들의 강한 교회세습반대 운동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대표적 대형교회의 하나인 서울 광림교회에서 강행되었다.
해당교회는 절차상의 문제없음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형교회의 고착화된 비민주적 의사결정구조로 볼 때 그 명분이 약할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목회세습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또다른 형태의 목회자에 의한 교회독점 및 사유화다.
여성의 눈으로 보면 이는 남성목회자 중심의 혈연에 의해 이루어지고있는 뿌리깊은 교회내 성차별과 가부장적 문화의 강화와 계승이기도하다. 교회는 사회속에 존재하며 사회와 유기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의 성차별적 의식과 제도, 가부장적 문화가 교회안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있다. 교회가 얼마나 그 의식과 제도에 있어서 성차별적인가?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70%의 여신도들은 교회의 주요 의사결정기구와 정책논의 과정에서 제도적으로 철저히 배제되어있다. 여신도들이 교회안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은 가사노동의 연장인 교회의 각종 궂은일 즉,청소와 식사준비 혹은 안내와 같은 봉사등으로 교회의 주인이 아닌 주변인 혹은 보조자로서 존재하고있다.
교회의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개교회의 당회, 그리고 지역교회들의 노회 ,각 교단들의 총회는 그야말로 남성들의 잔치이다. 필자는 몇 년전에 필자가 속한 교단의 총회에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운 여성총대로 참여한적이 있다.
수백명의 넥타이 부대들속에 끼어있는 10명도 채 안되는 여성총대중의 하나인 나는 숨이 턱턱 막히는 듯했다. 그 답답함은 교회안에서 이루어지는 무서운 성차별적 폭력을 실감하면서 느끼는 절망이기도 했다. 여성목사로서 난 나름의 특권을 누리며 내 능력만큼 일하면 차별받지 않을수 있다고 생각한적이 있다.
그러나 그건 대리남성정도로만 허용되는 범위였고 그것을 뛰어넘을수 없는 철저히 불공정한 게임의 법칙이 이미 그 제도와 의식 , 문화로 지배하고 있었다. 교회는 교회를 구성하고있는 목회자와 평신도로 이루어진 섬김과 나눔의 신앙공동체이고 이 공동체는 그 각자의 역할과 관계가 민주적이고 수평적이어야 한다. 그런 교회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할 때 교회가 속해있는 그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과 책임을 다 할수있을 것이다.
/ 송경숙 (목사, 전북기독교사회선교협의회 사무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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