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5시 금강산 온정각의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열린 서라벌예술단(단장 홍성덕)의 창극 ‘황진이’ 공연은 준비과정의 우여곡절 만큼이나 큰 감동이 함께 한 현장이었다.
강원도 동해항을 출발해, 밤을 꼬박 새워 도착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고성군 온정리.
뱃길은 길지 않았지만 반세기를 넘는 분단의 세월은 긴장과 설레임을 쉽게 털어내지 못하게 했다.
25일 26일 금강산 문화회관에서만 두차례 공연한 서라벌예술단은 남쪽 예술단으로는 처음 이 무대에 서는 감격을 맛보았다.
금강산 문화회관은 평양모란봉 교예단에게만 제공되어왔던 무대. 북측은 그동안 남쪽 예술단에게는 일체의 공연을 허가하지 않았었다. 서라벌예술단의 공연은 북측이 공식적으로 공연을 허가한 첫 사례여서 금강산에서의 첫 공연의 의미는 더욱 깊었다.
이미 북한에서는 자취가 사라진 판소리를 현대화한 창극 ‘황진이’북한공연은 당초 개성 공연까지 추진되었지만 금강산 공연만 이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예술단원은 50여명. 서라벌예술단의 원로 단원들인 이소자씨를 비롯한 국극단 출신 다섯명 단원들과 창극의 맥을 잇는 젊은 국악인들은 통일에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낮선 공연무대를 열정으로 채웠다. 공연시간 1시간 10분. 철저한 약속과 통제를 내세우는 북한측의 조건에 맞추어 공연해야하는 조건에 적잖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단원들은 그 어느무대보다도 깊은 감동과 보람이 있었다고 했다.
이날 두차례 공연 모두 6백20석 객석은 모두 찼다. 뱃길의 어두움을 가르고 만난 북녘땅에서 남녘의 예술단은 북쪽 동포들을 만나기를 고대했지만 안타깝게도 북쪽 사람들을 초청에 답하지 않았다.
“우리도 초청하지 왜 안했습네까”금강산에서 만난 북한 안내원은 이름을 끝내 밝히지 않으면서도 고향 개성을 눈앞에 두고서도 끝내 발길을 돌려야 했던 황진이만큼이나 공연을 못 본것을 내내 안타까워했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맡고 있는 (주)현대아산은 서라벌예술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남한의 공연단 금강산 문화회관 공연을 활발하게 추진할 계획이다.서라벌예술단의 공연이 그 물꼬를 튼셈이다. 관광객과 관계자들로 채워졌던 금강산 문화회관 객석이 북한 관객들로 채워질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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