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전(詩畵展). 화가와 시인이 만나 꾸미는 무대는 두사람간의 교감이 중요하다. 다른 장르에서 활동하는 간극과 서로 다른 작품세계의 이질성을 뛰어 넘어야 시세계와 그 시를 담아낸 그림이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
7일까지 민촌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이희춘-詩가 있는 풍경展’은 이런 점에서 관람객들이 ‘화가와 시인이 만들어낸 화음’을 즐길 수 있는 자리다.
여섯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는 한국화가 이희춘씨(40)가 20년 지기(知己)인 시인 김미림씨(35)의 시집 ‘직녀성에서 바라다보니’를 화폭에 담았다. 이씨는 민촌문예강좌에서 이동희교수로부터 시쓰기를 배우며 작업 도중 떠오르는 시상을 습작하는 아마추어 시인.
“김미림 시인의 시를 읽고 나름대로 느꼈던 시심을 화폭에 옮겼어요. 처음이기도 하지만 시화전은 작가의 표현양식과 기법 등이 시인의 의도와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작업이 힘들었어요”.
이씨가 최근 심취하고 있는 작품주제는 ‘무시무공’.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화폭에 담아 다른 세계가 공존하는 작품을 통해 세월의 무상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먹이나 채색이 종이에 스며드는 한국화의 특징을 이용하는 이씨는 수많은 붓질이 주는 깊이감으로 시간을 이야기하면서 투박한 한국적 미감을 살려냈다.
“무시무공을 담아내는 작업을 시작한 지 1∼2년밖에 안됐어요 시공의 초월을 함축해서 표현하는 작업이 제게 주어진 당면과제처럼 느껴집니다”. 지난 한해동안 중국에서 인물화를 공부했던 이씨는 2일 중국으로 건너가 한달여 동안 여행하며 작업구상에 몰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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