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종일 염천 더위를 뿜어냈던 태양이 서쪽 바다에 몸을 식히던 29일 밤 섬사랑시인학교의 시낭송회가 격포 등대앞에서 펼쳐졌다. 발갛게 물든 노을과 그 아래 바람에 춤추는 바다는 무대가 됐다. 송수권·유안진·이진영씨 등 시인과 일반 참가자들의 이어지는 시낭송과 소프라노 강희주씨의 가곡이 파도에 내려 앉았다. 뒤늦게 합류한 시인 안도현씨가 자신의 시 ‘고래를 기다리며’를 노래하며 서로 정담을 나누는 가운데 ‘시인의 밤’은 깊어갔다.
‘섬사랑 시인학교’가 28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동안 부안 모항과 격포일대에서 열렸다.
섬문화연구소(소장 이성부)가 지난해에 이어 마련한 두번째 무대다.
‘섬사랑 시사랑’을 주제로 열린 이 자리에는 일반인 70명이 참가, 바다와 내변산의 절경속에서 문향에 흠뻑 젖었다.
지역시인이자 전국구(?)인 안도현씨를 비롯해 이성부·최도선·강희산·이진영·이재창·김선태·염창권·강만·정일근·백학기·장욱·송종찬 등 시인 30여명도 창작반에 참여, 참가자들에게 시창작의 경험을 전수했다.
둘째날에는 ‘저녁 노을, 섬’을 주제로 해변 백일장 대회가 열렸고 김명희씨가 대상의 기쁨을 안았다.
시인학교장인 송수권 교수(순천대)와 시인 유안진씨(서울대 교수)가 ‘시창작의 실제’와 ‘나의 삶 나의 문학’을 각각 참가자들에게 들려주는 시간이 마련됐고 연극인 차유경씨와 화가 신원섭씨가 펼쳐놓는 환경 퍼포먼스가 모항 바닷가를 장식하기도 했다. 여기에 조개줍기 등 갯벌 체험과 낙조 감상, 내변산 직소폭포와 구암리 고인돌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고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시도됐던 한국온라인 시문학상 시상식도 열렸다.
경남 창원에서 온 안세나양(18)은 “책을 통해서만 대하던 시인을 직접 보고 이야기를 나눈 사흘이 꿈만 같다”며 “대입준비가 코앞이긴 해도 시인을 꿈꾸는 내겐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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