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노인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1백20명 중 1백2명이 “노인은 부담스럽고, 무능하고, 갑갑하다”라고 대답했다 한다.
중년으로 살아가면서 내가 아무리 부정해도 삶의 시간표는 우릴 노년으로 데려가고 있고, 내 생각과 상관없이 젊은 사람들에게 비쳐지는 내 모습이 부담스럽다는 사실은 상당히 기분을 저하시킨다.
6개 대도시 12개 노인복지회관을 이용하는 만 65세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통계는 더욱 비참하다.
노인들 중 8.7%가 학대를 받았으며 그중 40%가량이 경제적 이유였으며 87% 정도는 만성퇴행성질환(고혈압,당뇨병,관절염,치매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노인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할 것이다.
우리집에 노인이 안 계시고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개인과 사회적으로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지금 당장 커다란 해결책이 있는건 아니겠지만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로선 심각하게 대응책을 구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젊은이와 노인 모두 정신적·정서적으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의 사회경험과 노하우를 귀담아 듣고 활용해 실패를 줄여야 할 것이며, 노인들 또한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며 젊은 사람들의 의견은 무시할 것이 아니라 유연한 사고로 그들의 생각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시설도 한사람에게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방식보다는 여러사람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치매환자의 경우 장기입원을 위한 치매전문병원 보다는 일정시간을 보호하는 개념의 주간, 단기 보호소 등을 확대해야 한다.
예산을 많이 들여 새로 지을 것이 아니라 용도가 폐기된 관공서건물 등을 개조해 이용토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양로원이나 고아원은 별도로 운영할게 아니라 폐교등을 개조해 통합운영한다면 비용도 절감하고 아이나 노인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지금의 중년은 부모를 공경하는 마지막 세대, 자식에게 효도를 못받는 첫 번째 세대, 자식을 부양하는 첫 번째 세대라는 말이 있다.
노인문제를 젊은이들에게 짐 지우기 보다는 능력이 있는 노인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을 돕는 세상을 만든다면 오히려 젊은이들은 노인을 존경하며 부러워하게 될 것이다.
남의 도움을 기대하기 보다 내가 남을 돕는 노인이 되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어떻게 되겠지”하는 식의 막연한 생각으로 그냥 시간을 보낸 뒤 후회하지 말고 아름다운 노년을 맞기 위해 지금부터 자신에게 투자해야 할 것이다.
/ 김희순 (율그룹 건축사 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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