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에서 전승되어온 민요는 그 지역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민요가 음악 그 자체로서의 가치보다는 지역사람들의 정신과 사회사를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의 의미가 더욱 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남원의 각 지역에서 전승되어온 민속음악이 글과 음반으로 정리되어 나왔다. 국립민속국악원이 처음으로 발간한 민속음악자료집 1집 ‘남원지역 사람들의 삶과 노래’가 그것이다.
민속국악원은 이 자료집을 위해 두달동안 각 마을의 현지조사작업에 나서 12개면 18개마을의 민속음악 2백여곡을 얻었다. 현지조사 작업 횟수만도 23회에 이른다.
대부분이 주옥같은 자료들이다. 물론 이중에서 CD음반 3장에 담겨진 곡은 89곡에 그친다. 음질 상태가 좋고 학술적 가치가 있는 높은 것만을 정리했다.
‘앞니 빠진 새앙쥐 시암가에 가지마라 봉애새끼 놀랜다-이빨 빠진 아이 놀리는 노래(운봉읍 장교리)’
사투리까지도 그대로 담아낸 전승 민요의 가사들이 흥미롭다.
대강면 방동리의 ‘방개소리’, 산내면 하황리의 ‘다리세기’, 아영면 외인풍리의 ‘모찌는 소리’, 아영면 봉대리의 ‘모찌는 소리’ 등 각 마을마다 전해져온 민요를 따라가다보면 민요가 우리 삶에 있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다.
함께 내놓은 민속자료집 1집은 이들 민요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해석을 덧붙여 이해를 돕는다. 이 자료들을 얻기 위해 발품팔아 다닌 민속국악원 김혜정 학예사의 숨은 노력은 음반과 자료집 구석구석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은 지난해 10주년을 맞으면서 각종 자료집을 잇따라 발간하고 있다. 국악의 이론적토대 및 연구기능을 새롭게 다져가는 작업이다. 그 과정에서 펴낸 창간논문집과 음반 사철가도 주목을 모은다.
국립민속국악원이 개원이래 처음으로 발간한 ‘국립민속국악원 논문집’ 창간호는 한국고음반연구회 이보형회장의 ‘판소리산조에서 우조와 평조연구’를 비롯해 황미연씨(전주대겸임교수)의 ‘남원지방 민속악의 전통과 의의’, 국립민속국악원 김혜정연구사의 ‘진도상여소리의 유형과 음악적 특성’, 김삼진씨(전남대강사)의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의 민속음악 고찰’등 일반논문 4편과 지난해 11월 국립국악원이 개최한 제1회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던 논문 4편 등 모두 8편이 수록됐다.
지난 11월에 CD음반으로 내놓은 ‘사철가’는 국립민속국악원의 간판창극 작품을 담은 것. ‘자연과 인생의 노래, 四節歌’라고 이름붙인 이번 음반은 지난해 5월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가진 공연실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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