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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누가 누구를 미워할 수 있는가?



唯仁者, 能好人, 能惡人.
유인자, 능호인, 능오인.

 

오직 인한 사람이라야만 사람을 좋아 할(좋게 평할) 수도 있고 미워할 수도 있다.

 


《논어》〈里仁〉篇에 나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을 평한다는 것은 다분히 주관적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주관적인 평은 엄밀히 말해서 평이 아니다. 대개 욕이 아니면 추켜세움이다. 평가 기준이 바로 미숙한 주관에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좋고 나쁨을 평하기 위해서는 평자 자신이 인인(仁人)이 되어야 한다.

 

그러니 사람 평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나 스스로가 인한 사람이라는 자신이 서지 않거든 함부로 사람을 평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언제라야 자기 스스로 인(仁)한 사람이라고 자부할 수 있겠는가? 한 평생을 살아도 그런 날을 오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배워도 끝이 없고 몸이 다하도록 실천해도 다함이 없는 것이 바로 인(仁) 의 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로 본다면 이 세상에 다른 사람의 호악(好惡)을 평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다른 사람을 평하고 재단(裁斷)하는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다 남을 짓밟고서 그 위에 내가 서기 위해서 내뱉는 말들이다. 그것은 말이 아니라 소음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소음은 비행기 소리도 아니고 대포 소리도 아니다.

 

바로 남을 평하는 사람들의 말인 것이다. 북한에 대해 큰 소리를 치고있는 미국을 인(仁)한 나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는 점을 미국은 빨리 깨달아야 할 것이다.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단 말인가?

 

唯:어조사 유, 오직 유  仁:어질 인  好:좋아할 호  惡:미워할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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