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호와 호남평야의 젖줄인 만경강·동진강, 그리고 동진강으로 물길을 보내는 고창 동림저수지.
우리나라에서 겨울철새가 가장 많이 찾아와 월동하는 지역이다.
환경부 국립환경연구원이 겨울철새 동시센서스를 실시,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철새 개체수가 가장 많이 관찰된 지역 5군데중 도내 4곳이 포함됐다.
국립환경연구원 생물다양성센터가 지난 1월말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1백18개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시센서스에서는 총 1백75종, 93만2천2백58마리의 철새가 관찰됐으며 그중 가창오리의 개체수가 가장 많았다.
예년평균(1999∼2001년)에 비해 9종 14만1백47마리가 감소한 것. 조사기간중의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흑기러기와 붉은가슴흰죽지 등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흰뺨검둥오리·흰죽지 등의 개체수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겨울철새의 도래지로 유명한 금강호에서는 무려 16만60마리가 관찰돼 개체수가 가장 많았으며 15만1천여마리가 관찰된 고창 동림저수지와 김제일대 만경강(3만7천여마리)이 2·3위를 차지했다.
또 3만4천여마리가 관찰된 김제 동진강도 전국에서 5번째로 개체수가 많아 겨울철새 보호에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 도래하는 겨울철새의 전체 종수와 개체수를 파악하고 철새보호대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축적을 위해 실시된 이번 조사에는 대학및 민간 전문가들을 포함, 모두 1백28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예년처럼 전북지역을 비롯, 주로 서해안쪽에 개체수가 많았는데 이는 먹이를 구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농경지와 저수지가 다른지역보다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전국 5대 도래지중 1999년 도내에서는 한곳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 2000년에는 동림저수지와 동진강이 세번째·네번째 순위를 차지한후 지난해 동림저수지·만경강·금강호 등 3곳, 그리고 올해는 4개지역이 포함된 이유를 기후변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북도청 산림과 관계자는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호수나 저수지가 결빙되지 않으면 철새 도래지가 북쪽으로 이동하게 된다”며 “각 지역별 서식환경보다는 당해년도 조사시점의 기온에 따라 개체수에 큰 차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개체수가 많은 종으로는 가창오리(28만7천2백6마리)와 청둥오리(25만5천4백21마리)·흰뺨검둥오리(6만2천51마리)·큰기러기(3만1천8백66마리)순이었다. 과거 3년연속 1위를 차지했던 청둥오리를 제치고 가창오리가 1위에 오른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조수보호구로 지정된 고창 동림저수지에서는 2000년이후 3년연속 10만마리 이상의 가창오리가 관찰돼 주요 월동지로 부각되고 있다.
올 조사에서는 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조류 13종중 10종 6백62마리가 관찰됐다.
- 조수보호구란
전북지역이 겨울철새 도래지로 크게 부각되면서 야생 조수(鳥獸) 보호를 위해 지정하는 ‘조수보호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년 이하의 기간으로 설정, 각종 개발행위와 야생동물 포획은 물론 번식기 무단출입도 제한되는 조수보호구 지정의 근거는 ‘조수보호및 수렵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 제4조 1항은 ‘환경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조수의 보호·서식을 위해 필요한 때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의 협의를 거쳐 조수보호구를 설정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았다.
이에따라 도내에는 지리산 자락인 남원 산내면 일대 ‘산내 대규모 서식보호구’를 비롯, 국립공원내 5개지역 1천8백18ha와 14개시·군 53개소 6천2백85ha가 조수보호구로 지정돼 있다.
시·군별로는 전주시가 아중저수지주변과 덕진시민공원내 건지산 2개소등 모두 3곳이며, 완주군이 고산면 오산리 휴양림지역을 포함 5개소 1천5백25ha로 그 면적이 가장 넓다.
조수보호구 지정권은 국립공원 지역의 경우 지방 환경관리청이, 기타 지역은 도지사의 위임에 따라 시장·군수가 각각 행사한다.
설정기간은 10년 이하이지만 그 기간이 지났을 경우 바로 효력을 상실하는지, 아니면 특별한 해제사유가 없을 경우 당연히 재지정돼야 하는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금강하구서 겨울철새 보내기행사
‘장거리 여행을 앞둔 겨울철새에게 먹이를!’
군산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철새맞이행사준비위원회’와 전주지방환경관리청은 지난달 27일오후 금강하구 조류관찰소앞에서 ‘겨울철새 보내기 행사’를 가졌다.
시민단체 회원들과 학생등 3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벼와 밀·옥수수 6백kg을 철새 모이로 제공하고 조류탐사 활동도 전개됐다.
또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불법총기로 상처를 입고 치료를 받아온 흰뺨검둥오리와 원앙·말똥가리등을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환경관리청 관계자는 “겨울철새가 다시 북쪽으로 떠나는 시기인 2월말부터 3월중순께까지는 식욕이 왕성해져 먹이가 부족하게 된다”면서 “이같은 행사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철새보호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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