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3 11:58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믿음의 인물들] 다문제일 아란존자



이번 주부터 종교 경전 및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조명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연재물이 각 종교를 더욱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오늘의 삶에 거울로 삼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힘이 세고 능력이 훌륭하다고 해서, 나 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해서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의지한다면 그 것은 잘못된 맹종이다.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부처님은 35세에 성도한 후 45년 동안 길에서 길로 사람을 찾아 전도여행을 다녔다.

 

80세가 되어 마지막 열반에 들던 노구에도 전도여행을 쉬지 않았다.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거룩한 한 생애를 마무리한 부처님은 제자들과 함께 수행을 하거나 혹은 제자들에게 설법을 하는 일이 생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며 상담도 해 주고 설법을 했다는 기록이 여러 경전에 나타나 있다.

 

부처님을 측근에서 가장 오랫동안 시봉한 아란 존자라는 제자가 있다.

 

부처님의 사촌동생으로 무려 25년 동안 부처님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곁에서 시중들었다고 한다.(덕 높은 스승을 상좌들이 시자가 되어 성심성의껏 시봉하던 아름다운 전통이 지금도 우리 불가에는 면면히 전해오고 있다.)

 

언제나 부처님 곁에서 시중을 들다 보니 다른 제자들 보다도 법문을 많이 듣게 되는데다 기억력도 뛰어나 ‘다문제일 아란존자’라고 불리워지게 됐다.

 

부처님께서 노후에 대장장이인 춘다의 정성어린 공양을 받은 후 병이 들어 열반(입멸)에 들게 되자 아란존자가 부처님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여쭤보는 장면이 경전에 나온다.

 

문답 내용을 하나만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아란존자는 부처님께 “부처님, 만약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 계시지 않으면 저희들은 누구를 의지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부처님은 “아란아!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된다. 오로지 법(진리, 질서)에 의지해야 한다.

 

진리를 등불로 삼고 스스로 세상의 등불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계율을 스승 삼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누군가에게 맹목적으로 의지하기 보다는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는 진리가 숨겨져 있는 대목이다.

 

후일 다문제일 아란존자는 부처님이 입멸하신 후 법문을 편집하는 결집회의에 참석해 평소 들은 법문을 송출, 경전을 편집하는 일을 도왔다.

 

지금도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다문제일로 칭송 받고있으며 부처님의 정법을 이어 받는 가섭존자에 이은 제2대 전등조사이기도 하다.

 

/ 원행스님 (금산사 부주지)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email protected]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