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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국립민속국악원 개원 10주년



지난 92년 3월, 남원에 문을 연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이 올해로 개원 10주년을 맞았다.

 

민속국악원이 10년간 벌여온 활동과 성과는 정통 국악의 보존과 계승을 주 목적으로 하는 국립국악원과는 차별화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민속악의 뿌리를 찾아 튼실하게 가꾸어내는 지속적인 국악운동이 바로 그 것.

 

그동안 벌여온 토요상설공연, 판소리 감상회 등 정기공연을 비롯해 남도민요발표회, 민속무용발표회, 무형문화재 초청공연, 민속악대제전 등 다양한 기획공연을 활기차게 벌여왔다.

 

그중에서도 기존 판소리다섯마당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새롭게 창작한 창극공연, 민속악 보급을 위한 지방순회공연, 오지 주민을 위한 움직이는 국악원 등은 민족음악예술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기여한 작업들로 꼽힐만하다.

 

지역적 한계를 딛고 민속악의 지킴이 역할을 하며 우리 음악을 지켜오고 앞으로도 지켜나갈 전통문화의 산실 역할을 해온 셈이다.

 

민속국악원이 지난 10년동안 쌓아온 역량을 한데 모아 민속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기념무대를 20일부터 29일까지 연다.

 

개원 10주년 기념공연으로 기획한 창작 창극 ‘가왕 송흥록’(20∼23일)과 명인·명무전 ‘예인’(26∼27일), 국립국악원 초청공연 ‘예(禮)·악(樂)·성(聲)’(28일), 그리고 차세대 명창공연 ‘젊은 소리전’(29일)이 기념의 의미를 얹어낸 무대들이다.

 

‘가왕 송흥록’은 남원 운봉에서 태어나 고향에 묻힌 조선후기의 전설적인 판소리 명창 송흥록의 일생을 담은 작품. 극중간에 민속국악원 학예연구사가 해설자로 나서 송흥록의 인생역정을 소개,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 기법이 독특하다.

 

민속국악원이 그간 축적한 노하우와 역량을 모두 담아낸 만큼 서울 등 타 지역에도 지속적으로 소개, 창극대중화를 위한 작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명인과 명무들의 뛰어난 기량과 오랜 공력을 느껴볼 수 있는 ‘예인’에는 거문고산조의 김무길씨와 가야금병창 강정렬씨를 비롯해 조창훈(청성곡) 이길주(살풀이) 임이조(한량무) 이현자(태평무) 최경만(경기 메나리) 강정숙(병창) 원장현(대금산조) 손병우(한량무) 계현순(살풀이) 문정근(승무)씨 등이 무대에 선다.

 

국립국악원 초청공연 ‘예(禮)·악(樂)·성(聲)’은 정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자리가 된다.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종묘제례악과 수제천이 연주되고 시조와 창작곡인 창과 관현악도 곁들여진다.

 

국립국악원 초청공연이 한국을 대표하는 국악인들의 무대라면 ‘젊은 소리전’은 국악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차세대 명인명창들이 꾸미는 자리.

 

강한나(남원 왕치초교) 이재학(익산중) 지아름(남원국악정보고) 김봉영(남원국악정보고) 정은혜(서울대) 등 남원출신의 초중고, 대학생들이 나와 수궁가와 흥보가 심청가 춘향가의 한대목씩을 선보인다. 국립민속국악원의 역량이 오롯이 보여지는 무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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