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귀여우면 처갓집 말뚝보고 절을 한다’는 속담이 있다. 이 문장을 북녘 함경도 사람은 ‘안해가 귀여우면 처내미 말뚝보고 제르하다’라고 표기한다.
북에서는 고형(古形)인 ‘안해’를 그대로 계승해 ‘안해’로 표기하는 반면, 남한에서는 ㅎ종성 체언이었던 ‘안’의 ‘ㅎ’이 탈락하고 ‘안’의 ‘ㄴ’받침이 연음된 형태인 ‘아내’로 표기가 굳어진 것.
또 함경(북)도에서는 처가(妻家)를 ‘처내미’라는 사투리로 쓴다. ‘가싀집’‘가시집’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절하다’는 형용사도 마찬가지.
이처럼 국토의 단절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언어의 수는 상당하다. 때문에 남과 북의 언어 이질화현상의 실제 모습을 체계적으로 밝히고 대책을 수립하는 일은 현시점에서 꼭 필요한 일. 이는 단지 남과 북의 문제만이 아니다. 남한내 각 지역의 방언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이런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21세기 세종계획 한민족 언어 정보화’(문화관광부,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연구보고서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십년간 계획된 세종계획의 징검다리 결과물인 셈이다. 세종계획의 목표는 우리말과 글을 바탕으로 하는 정보사회 건설에 있다.
이번 연구의 총괄책임을 맡은 이태영 교수(전북대 국어국문학과)는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검색·변환 프로그램, 남북 이질화된 언어 검색·비교사전 시스템, 한국 방언 검색·비교 시스템 개발을 통해 한민족의 언어 통일을 위한 검색 프로그램 계발이 목표”라고 말하며 “별도의 센터가 생겨서 현재까지의 결과물을 집중적으로 보급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연구된 자료는 문화관광부(http://www.mct.go.kr)와 국립국어연구원(http://www.korean.go.kr)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설치할 수 있으며 연구자료는 수년에 걸쳐 꾸준히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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