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蠶到死絲方盡하고, 蠟炬成灰淚始乾이라.
춘잠도사사방진하고, 납거성회루시건이라.
봄철의 누에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실 뽑기를 다하고 촛불은 재가 되어서야 비로소 눈물이 마른다네.
당나라 말기의 대표적인 유미주의 시인인 이상은(李商隱)이 쓴 여러 편의 무제시(無題詩)중 한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상은은 무척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감당하지 못할 사람에게 정을 쏟고 사랑을 퍼부었다가 결국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앞에서 애를 태우며 혼자만이 간직한 비밀스런 사랑의 감정을 시원스럽게 표현하지도 못하고서 '무제(無題)'라는 제목을 빌어 혼자만의 언어로 표현하였다.
이 무제시의 대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서로 만나기도 어렵더니만 헤어지기도 어렵구려. 어차피 이루지 못할 사랑이라면 차라리 헤어지자고 말이라도 해야겠는데 그런 말을 할 기회마저도 가질 길이 없으니 이 안타까움을 어찌 한단 말이오. 나른한 봄바람에 온갖 꽃들이 다 시드는 이때에.... 누에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실 뽑기를 그만 두고, 촛불은 재가 되어서야 비로소 눈물이 마르는 법, 내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 이 생명이 다하기 전에는 내 사랑을 결코 포기할 수 없네."
사랑의 노래 치고 이처럼 곡진한 사랑의 노래가 또 있을까? 이 좋은 계절에 사랑을 속삭이는 젊은 남녀들이 깊이 새겨 읽었으면 좋겠다. 후에 이 말은 사랑뿐 아니라 일상의 생활에도 인용되어 끈질긴 노력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무슨 일이나 끈질기게 해볼 일이다. 특히 사랑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끈질기게 해야한다.
蠶:누에 잠 方:바야흐로 방 蠟:밀랍 랍 炬:횃불 거 灰:재 회 淚;눈물 루 乾:마를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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