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올해 40억원을 들여 개최하거나 지원했던 월드컵문화행사와 4대 문화축제에 대한 평가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축제 운영진의 자화자찬식 자체평가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다음 축제 준비를 위한 효율성 제고와 경험 축적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오후 2시 전주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2002 전주 월드컵 문화행사 평가토론회’. 이날 월드컵 문화행사를 비롯해 전주 풍남제, 전주종이문화축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4개 축제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체 작성한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는 행사취지나 개요, 프로그램 구성, 관객수 등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한 뒤 성공작이었다는 개괄적 수준에 그쳐, 평가없는 평가회로 전락하게 했다.
더욱이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는 평가 토론회에 불참한데다 이날 참석자들도 4개 행사 관계자들과 시청공무원 20여명만 참석, 객관성과 전문성이 결여되고 말았다.
평가서의 질적 수준도 문제. 대사습보존회는 예산집행과 대회결과만을 정리, 전주시에 제출했을 뿐 이번 평가에 대한 준비는 전무했다. 이는 다른 축제들도 마찬가지로 평가결산서의 주요 내용이 관람객 집계나 운영전반에 걸친 개선점 찾기 정도의 수준에 그쳤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종진씨(시민행동21 문화센터소장)는 “수많은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기획단계부터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평가회만 여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라며 “객관적 평가작업이 선행될 때 평가회가 비로소 의미를 지닌다”고 일침했다.
축제 기획자나 운영진이 해마다 ‘처음 시도하니까’‘처음 섭외하니까’라고 토로하는 것도 제대로 된 평가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는 게 이소장의 설명이다.
이정덕 교수도 축제의 평가잣대 신뢰도에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4개 축제 주최측에서 발표한 관객 수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교수는 축제 참여자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는 상황에서 축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도, 다음 계획을 수립할 수도 없다고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은 관객 집계 시스템과 함께 축제 평가 틀을 만들고 사후평가를 철저하게 집행, 축제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과 함께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단순한 프로그램 분석 뿐아니라 조직운영, 예산까지 포괄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축제예산에 평가부문이 포함되어야 하고 외부평가단 선정과 객관적 마련이 시급하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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