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신흥중학교 영어교사 오재섭의 카페 야야방
http://cafe.daum.net/yayabang
‘그러니까 어렵다고만 말고… 자주 들어와야 하고, 묶음단어 기똥차게 외워야지! 맹군, 잘혀보자.’
전주신흥중학교 영어교사 오재섭씨(59). 32년동안 교단에서 외길만을 고집해온 그이지만 호칭은 다양하다. 학교에서 별명은 오박사. 인터넷 다음 카페 ‘야야방’에서는 샘님, 영샘, 담샘, 감독샘… 등등. 스스로를 지칭하는 이름이나 학생들의 글에서 보이는 그의 호칭은 모두 젊다. 글도 마찬가지. ‘너무 걱정일랑 말그라!’‘노력혀봐!’‘눈 크게 떠봐!’ 등등 짧으면서도 알차다.
“우리 아이들이 시간이 없습니다. 해야할 공부도 많고 학교에 학원에 바쁘죠. 그래서 재미있고 짧게 글을 남깁니다.” 학생들과 좀 더 가깝게 서기 위한 그의 방법이다.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롭게 시작한 것이 인터넷. 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열흘간의 교육이 바탕이 됐다. 영타를 칠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단다. 젊은 선생님들로부터 복잡한 태그 등을 도움 받긴 하지만 그는 엄연한 웹디자이너이면서 카페지기이기도 하다. ‘야야방’은 지난해 9월 이전까지 운영해온 공간에서 다음 카페로 옮겨진 것. 회원수는 곧 6백여명에 이른다.
“처음에는 제가 시작해서 아이들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저보다 앞서 있습니다. 제가 소홀해지면 학생들이 먼저 공부하자고 말해준답니다.”
교실을 떠나서 사이버로 영어를 가르치는 공간은 ‘사이버영어특강’과 ‘Q&A’코너. 영어학습 자료실과 성적, 시험지, 과제함 등 수업노트로 구성된 자료실 코너는 그가 올려놓은 중학영문법, 기초단어 등 학생들에게 유용한 많은 자료들이 쌓여 있다.
그에게 질문이나 사적인 편지를 쓰는 ‘To 카페지기’도 사제간의 깊은 정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신흥중에 재학중인 이들의 손길이 잦을 뿐더러 졸업한 제자들이나 타 학교 학생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공부하다 지칠 때 잠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게임 뮤직 동영상’ 등 학생들이 직접 꾸미는 코너도 마련했다.
오 선생님이 말하는 듣기평가 잘 하는 갖가지 방법의 결론은 ‘평소에 yayabang에서 공부하자’이다.
“아이들은 본래 한가지 일에 집중하기 힘들죠. 하지만 꾸준히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그의 바램은 글에서도 자주 엿보인다. ‘점수 내 책임진다. 묶음단어 위력을 알 긋지’. 인터넷 카페 ‘yayabang’을 통해 오재섭 선생님은 당당한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새로운 실버 세대, 이 시대의 단단한 교육자의 상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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