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3 12:10 (화)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네 마음이 편하면

 

 

使其中不自得이면 將何往而非病이며 使其中坦然하여 不以物傷性이면 將何適而非快리오?
사기중불자득     장하왕이비병     사기중탄연     불이물상성     장하적이비쾌

 

마음 안에 자득(自得)함이 없다면 어디를 간들 마음의 병 아닌 것이 있겠는가? 마음을 항시 평탄하게 하여 외부의 물질로부터 본성이 손상당하지 않는다면 장차 어디를 간들 기쁘고 쾌활하지 않겠는가?

 

송나라 사람 소철(蘇轍:소동파의 동생)이 지은 〈황주쾌재정기(黃州快哉亭記)〉에 나오는 말이다. 높은 산 위에 있는 정자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도 왠지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달동네 골목 안에 불어드는 한 줄기 바람을 쐬면서도 형언할 수 없는 상쾌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다 마음 탓이다.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거나 끝내 마음을 비우지 못하면 아무리 아름다운 승지와 절경 앞에 서서 시원한 바람을 쐬어도 마음 속의 답답함을 덜어낼 수 없다.

 

반면에 언제라도 마음을 편안하게 갖기만 하면 초저녁 아스팔트 위에 불어오는 훈훈한 바람 앞에서도 상쾌함을 맛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마음 탓을 하기보다는 바람이 시원하지 않다고 바람 탓을 한다.

 

그리하여 더 큰 시원함을 찾아 산을 헤매고 강을 헤매고 심지어는 애꿎은 에어콘의 온도를 낮추고 풍량을 높이기만 한다. 이 여름, 시원한 바다를 찾고 계곡을 찾기에 앞서 어디에 가더라도 항상 기쁘고 시원하게끔 내 마음의 병부터 고쳐 보도록 하자.

 

使:하여금 사  中:마음 중 往:갈 왕  坦:평탄할 탄  傷:상할 상  適:갈 적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email protected]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