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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서양음악 창작 '편식 심하다'

 

 

소리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전북에서의 음악 창작활동은 국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서양 음악분야의 창작 발표 활동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장르에 머무르고 있어 창작활동의 폭넓은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전북의 서양음악 창작활동의 현황을 분석한 논문이 발표돼 관심을 모은다. 

 

전주대 엄경숙교수(예체능영상예술학부)는 재정적인 지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 지역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서양음악은 소규모 편성의 기악곡이나 성악곡 창작이 주류를 이루고있을 뿐 장르의 편중현상이 두드러져 관객들이 다양한 창작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애초부터 봉쇄되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재정적 지원 부재와 함께 특정대학 중심의 활동도 이러한 창작곡 활성화의 편식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95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7년동안 도내에서 창작, 발표된 서양음악 작품을 분석한 엄교수는 ‘전북 창작 음악의 현황과 제안’을 통해 이기간 동안 창작된 서양음악은 일부 장르에만 집중되어 분야별 고른 발전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7년 동안 작곡된 작품 수는 모두 1백51편. 이가운데 성악곡 분야는 68곡, 기악곡 분야는 43곡, 합창곡은 34곡을 차지하고 있지만 오케스트라곡이나 오페라곡은 단 한 곡도 작곡되지 않았다는 것.

 

엄교수는 극심한 장르별 편중현상의 책임은 작곡가들의 몫이지만 “경제적 지원이 열악, 작곡가들이 작품을 발표할 엄두를 못내는 것이 현실”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오케스트라 등 창작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학술진흥기금 등 제도적 지원과 지역 연고를 두고 있는 기업체나 사회단체, 그리고 자치단체의 지원방안을 다각적으로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 엄교수의 제안이다.

 

엄교수는 또 도내 작곡가들의 활동이 특정 대학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전북 음악 창작활동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년동안 작품을 발표한 작곡가들은 연 인원 55명으로 이중 전북대와 관계된 사람이 강사와 대학원생을 포함, 모두 41명. 전주대 9명과 백제예술대학 3명이 그 뒤를 잇고 원광대·군산대가 각 1명에 그쳤다.

 

따라서 엄교수는 각 대학의 작곡가들은 물론 대학원생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 새롭고 신선한 작품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엄교수는 이같은 내용을 30일 (사)한국음악협회 전북지회(지회장 신상호)가 주최하는 ‘21세기 전북 서양음악 발전에 관한 세미나’에서 발표한다.

 

이날 오후 1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세미나에서는 이건용 총장(국립한국예술종합학교)이 ‘세계 속의 전북’을 주제 발제하며, 엄교수와 함께 이은희 교수(전북대 음악학과)가 ‘전북의 서양음악 발전을 위한 제안’을 발표하고 이준복 교수(전북대 음악학과)가 토론자로 나선다. 모처럼 전북지역 서양음악 발전의 새로운 방안이 모색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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