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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축제] 기고-우리 소리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탐색

 

 

지난해에 이어 다시 소리를 만나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

 

두돌을 맞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사람의 목소리'에 큰 핵을 두고 한사람의 소리부터 합창들로 구성된 소리까지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

 

소리란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진동이라고 정의된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지구촌 모든 곳에서는 각기 저마다의 환경에 맞는 소리들이 생성되어 언어화되었으며, 집단을 이루는 삶의 질서와 의식, 그리고 한 차원 승화된 감정의 표현을 위해서 그 소리들은 음악으로 발전하였다.

 

21세기에 들어서 음악의 장르는 대중과의 호흡에 가까워지고 서로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으며 특히 그 동안 소외되어진 숨은 음악들, 즉 종족음악과 민속음악의 재발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 소리축제 중에서도 관심을 끄는 것은 '테마기획'인 '아시아 1인 구비서사요'와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이다.

 

'구비서사요'란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진 살아 있는 소리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해온 민속음악이랄 수 있다.

 

1인 극으로서의 색다른 언어와 몸짓, 표정, 의상 그리고 소리의 색채와 리듬, 음정의 신비함들을 비교해볼 수 있는 이 자리는 소리의 의미나 가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를 권하고 싶다.  
우리의 판소리와도 흡사한 일인 극 중국의 '설창'은 설명과 노래를 번갈아 부르는 것이다.

 

설창은 한때 '소시민의 문예'나 '저속한 문예'로 간주되기도 했지만 생동감 있고 해학적인 특성과 통속적인 내용, 한 두 사람의 간편한 연주 등의 특성으로 인해 지금은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장르다. 

 

기타와 흡사한 모양의 현악기를 상아나 거북이로 만든 채로 연주하는 샤미센은 일본의 서민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던 것. 사미센연주와 함께 노래보다는 대사를 중심으로 엮어가는 것이 '가타리모노'다. 올해 축제무대에 오르는 설창과 가타리모노는 우리의 '춘향전'과 유사한 내용을 가진 것들이어서 이들 삼국의 이야기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싶다.

 

인도의 '가타'도 민요로 구전되어 온 것이다. 100가지의 방언과 13개의 공용어, 3천 3백만의 신을 숭배하는 힌두교를 가진 인도에서는 부처님의 공덕이나 교리를 노래나 글귀로서 찬양하던 '가타'가 만들어졌으며 세대가 바뀌면서 감상적, 영웅적, 낭만적인 내용을 가진 민요로 구전되어져 왔다. 낭송자가 입는 다채롭고 화려한 의상도 볼거리다.

 

옛부터 몽골인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고유의 음악 '벤슨 울게르'의 연주자인 바자르잡 바야르막나이는 몽골 특유의 악기인 마두금을 전공한 사람으로 몽골인들의 다양한 전통소리를 보여준다.

 

부르는 노래는 쉽게 바뀌어도 그 노래를 부르는 심성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의 소리를 지키기 위해서 다른 민족의 소리를 관심 있게 들어보고 그 특색을 느끼면서 소리로 세계 여행을 다녀온다면 즐겁지 않을까.

 

/윤전경(음악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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