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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뜻이 같지 않으면

 

 

道不同이면 不相爲謀라.
도부동     불상위모

 

도(道)가 같지 않으면 함께 일을 도모할 수가 없다.

 

논어 〈위령공(衛靈公)〉편에 나오는 말이다. '도(道)'란 길이다. 길이란 지향하는 바이다.

 

지향하는 방향을 따라 가는 것이 길이요 도인 것이다. 따라서, 가는 방향이 다른 사람끼리 같은 길을 갈 수는 없다.

 

그러므로, 같은 길을 가지 않는 사람끼리 무슨 일을 함께 도모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될 일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가는 길이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길을 가며 일을 도모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작당(作黨)'하는 사람, 즉 '패거리'들이다. 이들은 이익만 얻을 수 있다면 근본적으로 길이 같지 않더라도 필요에 따라 잘도 모이고 일정기간동안 같은 길을 가는 시늉도 잘 한다.

 

그러나 상호간에 이익이 될 게 없다고 생각하거나 더 큰 이익이 있는 곳이 발견되면 금새 그 모임은 깨지고 각자 필요한 만큼 서로 적절하게 욕을 하거나 그럴듯한 구실을 대고서 헤어져 다른 길을 간다.

 

지조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는 사람들, 이익 앞에서 몸을 파는 가련한 사람들이다. 선거철만 되면 이런 사람들이 무척 많이 늘어난다. 길이 같지 않으면 함께 일을 도모할 수 없음을 알고서 '패거리' 짓는 일을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한다.

 

그게 바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철새'라는 평을 듣는 사람들이여! 당신은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당신을 보는 우리는 한숨이 난다오.

 

道:길 도  相:서로 상  爲:할 위  謀:꾀할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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