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과 10일 전주에서 열린 제11회 전국민족문학인대회는 전국의 민족문학인들이 모여 정체성을 모색하고 한 목소리를 낸 자리였다.
민족문학인들이 밤샘 토론으로 찾아낸 민족문학의 정체성은 10일 오전 발표한 ‘전주선언’에 담겨져 세상을 울렸다.
시대가 문학인들에게 요구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자성’과 양심과 펜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실천의지’가 그들이 찾아낸 ‘민족문학의 갈길’이었다.
이 선언문은 이념의 다양성 때문에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와 전국 12개 지회의 이름이 아니라 ‘참가자 일동’으로 발표됐지만 작가회의 회원들이 처음으로 함께 만난 자리로부터 실천문학에의 의지를 다지는 ‘선언’은 그 의미가 크다.
올해 대회는 9일 오후 4시 전통문화센터 국악전용극장에서 고은 시인의 문학강연으로 문을 열었다. ‘오늘의 문학을 말한다’를 주제로 강연한 그는 “문학에 위기의식이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며 “‘시작은 위기의 아들’이라는 말처럼 문학은 지금의 위기 상황이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각지역 작가회의 회원 뿐 아니라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 김남곤 전북예총회장을 비롯한 예술인들과 일반 시민 1백50여명이 참석해 고난의 시대를 실천적 문학으로 이겨온 시인의 뜨거운 강연에 박수를 보냈다.
저녁 7시 30분에 열린 개막식은 28년만에 한자리에 모인 민족문학인들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진 자리였다.
민족작가회의 현기영회장과 최동현전북작가회의 회장은 28년만에 만들어진 전주대회가 민족을 위해 문인들이 해야할일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토론하고 즐기면서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실천하는 불길을 지피는 자리가 될 것을 확신했다.
개막식에 이어진 ‘정체성 모색을 위한 합동 토론회’에서는 소설가 박태순씨가 자유와 사회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참다운 민족문학을 이룩하는데 앞장서온 민족작가회의가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을 제기하면서 논쟁을 유도했다.
작가회의 정체성 모색은 토론회가 끝난 뒤, 야외마당의 술자리로 이어졌고 한옥생활체험관과 전주유스호스텔, 그리고 전주시내의 주점 ‘새벽강’도 새벽까지 전국 문학인들의 열띤 논쟁으로 물들었다.
서정원 시인은 10일 오전 9시 30분 각 지역에서 발간되고 있는 문예기관지를 총괄 분석, 전국 작가지의 현주소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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