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器晩成하고 大音希聲이라.
대기만성, 대음희성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고 큰 음악은 오히려 소리가 없다.
《노자》41장에 나오는 말이다. 2∼3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주위에서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었다.
한 때의 실패로 잠시 좌절에 빠져있는 청소년들을 위로 할 때에도 이 말을 자주 썼고, 학력이 다소 부진한 자식을 훈계할 때에도 이 말을 자주 쓰며 질책보다는 격려를 많이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서 대기만성이라는 말이 별로 쓰이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대기만성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을 향해 '흥! 어느 세월에 대기만성?
잘 될 놈은 떡잎 때부터 알아보는 거지'라고 하며 비웃음을 던지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그만큼 사람들이 눈앞에 보이는 성과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귀에 들리는 큰 소리의 음악만 음악으로 여기고 큰 소리의 말만 말로 여기게 되었다.
진정으로 큰 음악은 오히려 소리가 없는 자연의 소리이고 진정으로 큰 말은 소리 없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말인데 요즈음 사람들은 그런 큰 음악과 큰 말은 아예 음악이나 말로 여기려 들지도 않고 있는 것이다.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 중에 소중한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내 아들이 정말 큰그릇이 될 때까지 기다리도록 하자. 판소리 잘하는 '유태평양'군도 정말 태평양처럼 큰그릇이 될 수 있도록 깊이 숨겨두고 내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큰그릇이 간장 종지로 변하지 않게 말이다.
器:그릇 기 晩:늦을 만 音:소리 음 希:드물 희, 적을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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