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可無不可
무가무불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것도 없고 또 반드시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할 것도 없다.
《논어》 〈미자(微子)〉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이 말에 대한 맹자는 "공자께서는 벼슬을 하고 싶으면 벼슬을 하고,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 두었으며, 오래 할 수 있는 일이면 오래 하고, 속히 해야 할 일이면 속히 했다. 이것이 바로 가할 것도 없고 불가할 것도 없다는 말의 의미이다."는 설명을 붙였다.
공자는 난세를 핑계로 다른 사람처럼 은거하려 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무리하면서까지 정치에 참여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세상 모든 일에 대해서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필요도 없고 또 반드시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성인(聖人)은 어느 한 가지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다.
모든 것을 때에 맞게 하고 처지에 맞게 하여 무리 없이 행하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회색분자가 곧 성인이라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기회를 틈타 양편으로부터 다 이익을 취하려 드는 게 회색분자라면 성인은 눈치 같은 것은 아예 볼 필요도 없이 하는 일이 모두 때에 맞고 처지에 맞는 사람인 것이다. 긴긴 수양과 오랜 성찰을 통하여 자신이 하는 바가 그대로 법이 되고 모두에게 모범이 되는 사람, 그게 바로 성인이다.
그런 사람에게 다시 해야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나누어 규정할 필요가 무엇이 있겠는가? 아쉬움 속에 한 해가 저문다.
"꼭 그렇게 했어야 하는데...."라는 후회를 하면 할수록 아쉬움은 더한다. 숨 한 한 번 크게 쉬고서 "無可無不可"라는 생각을 가져 보도록 하자.
無:없을 무 可:가할 가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