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창작을 보여주고 있는 조기호 시인(65·전주문인협회 회장)이 불교적 색채가 짙은 아홉 번째 시집 ‘목화 치는 새’(오감도)를 펴냈다.
고향, 어머니,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인은 과거와 현재·미래, 현실과 상상, 이승과 저승을 자유롭게 오간다.
‘별안간 겨울이 오고 어제는 여름이더니 오늘은 또 다시 봄날’(‘새봄 갈피에 적어둔 사랑’中)인 세상에서 시인은 ‘홀랑 다 벗은 봄을 껴안고 산 가르마 자궁 속으로 곤두박히고’(‘새잊혀진 이름으로’中) 싶은 심상을 노래하며 찰랑찰랑 자신을 채워간다.
이러한 서정은 분량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연작시 ‘새’의 세계에도 맞닿아 있다.
‘소박보다 서러운 이팝꽃 차려 입고/아롱아롱 눈물 번지듯/걸어온 저 시공의 넓이를/해탈의 뼘 마디로 또박또박 재어서/휘이 훠이 날아가고 싶습니다’(‘새문지방에 달 걸어 놓듯’中)
“조 시인의 탈경계는 ‘새’의 상징으로 나타났다”고 해석한 문학평론가 정신재씨는 “시인의 새는 이승과 저승이라는 극단적인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탈경계를 모색하는 자유로움이 있다”며 “본원적 인간미를 지속시키려는 생명의식은 ‘고향’이란 별개의 모티브를 설정했고 이는 스스로 정체성 되짚는 여행을 지속하려는 삶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했다.
전북문학상, 우리문학상, 표현문학상, 제3회 시인정신 작가상 등을 두루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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