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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잡은 전주종이문화축제(나종우 위원장 인터뷰)

 

 

‘주인 없던’ 전주 종이문화축제가 가닥을 잡았다.

 

전주예총이 최근 종이축제 주최를 포기함에 따라 축제 추진체 구성에 나섰던 전주시가 민간 중심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종이축제 기획·실행하는 전권을 추진위에 위임한 것.

 

그러나 이 추진위도 올해 축제 주체로서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5월로 예정되어 있는 올해 축제를 차질 없이 치르고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청회 등을 통해 종이축제의 장기적인 방향을 새롭게 모색한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시의 이같은 움직임은 민간 주도의 축제를 자치단체가 직접 나서서 추진체를 꾸리고 나서는 것은 당초 축제 취지를 퇴색시키고 축제의 자생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역 문화계의 여론을 반영한 결과로 보여진다.

 

전주시는 28일 오후 3시 종이축제자문단 회의를 열고 추진위원장에 나종우 원광대 교수를 추대하고, 연구기획팀장에 백옥선 공예품전시관장을 선임하는 등 추진위원회 위원 14명을 확정했다.

 

시는 축제의 민간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추진위를 구성하는 역할을 했던 종이축제 자문단을 이날 바로 해체했다.

 

조희숙 문화담당은 “종이축제의 새로운 추진 주체를 구성한 만큼 전주시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면서 “자문단 해체도 이같은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임된 추진위원은 김혜미자 이유라(한지공예가) 이광진(원광대 교수) 선기현(서양화가) 김병기(전북대 교수) 강남진(백제예술대학 교수) 홍성덕(전주시사이버시정연구소장) 이금환(전주시 문화경제국장) 서정철(고궁한지대표) 오남용(전주한지조합이사장) 전양배(한지의상디자이너) 신경자(한국종이문화원 전북지회장)씨 등이다.

 

한지공예 분야 뿐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촉, 참여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추진위원회의 역할은 올해 종이축제의 모든 행사를 기획단계부터 심의하고 검증해, 종이축제가 ‘시민을 위한 축제’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것.

 

이를 위해 다음달 초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종이축제 방향성을 논의하는 등 지역특화축제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추진위는 또 2월 중순까지 축제 세부 행사계획을 수립, 5월초로 예정된 올해 축제를 차질없이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주예총(회장 진동규)은 올해 종이축제 예산 2억원을 시에 신청, 이 가운데 1억2천만원을 확보했지만 지난해 종이축제 주최권을 둘러싸고 맞섰던 한지문화진흥원(이사장 이상칠)과의 갈등구조가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축제를 주최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나종우 추진위원장‥‥

 

기왕에 앉은 자리, 지역사람들에게 자긍심 주는 축제 만들겠다

 

“어려운 상황에서 맡게된 자리여서 마음이 무겁지만 지역 문화의 미래를 고민해온 사람으로서 확실하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전주종이문화축제를 새롭게 이끌어갈 추진위원장에 선임된 나종우교수(57, 원광대 사학과)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질만한 시간이 없었던 만큼 할말이 없다면서도 종이축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밝혔다.

 

“종이는 전주문화의 바탕입니다. 역사와 기록의 문화적 전통은 전주의 종이가 있어 가능한 것이었지요. 종이축제는 당초의 축제의미를 되살리고 문화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발휘하는 쌍방향 문화여야 합니다.”

 

이미 크고 작은 문화행사를 주도하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을 돋보여온 그는 종이축제가 전주의 문화적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축제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적 갈등으로 종이축제가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 누구보다도 안타까웠다는 그는 3-4개월 앞으로 다가온 올해 종이축제를 '발등에 떨어진 불'로 표현했다.

 

“종이축제의 컨셉을 설정하는 일이 시급한 것 같아요. 일회성 행사나 스쳐 지나가는 백화점식 축제는 털어버릴 생각입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주한지의 전통을 다시 찾는 통로로 만들어야지요.”

 

지난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풍남제 총감독을 맡아 짜임새 있는 축제를 만들어냈던 그는 종이축제의 정체성과 방향을 바로 잡기 위해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모아낼 생각.

 

‘축제는 지역민들의 화합과 자긍심이 되는 동시에 훌륭한 지역문화상품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나위원장은 종이축제가 그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지혜를 짜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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