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지난해 전국을 대상으로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거나 훼손된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복원한 지역의 사례를 공모, 지난 19일 모두 15개 마을을 선정·발표했다.
이중 도내에서는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 요동마을과 정읍시 감곡면 대신리 풍촌마을등 2개지역이 '자연생태 우수마을'에 포함됐다.
자연생태 우수마을이란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주민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거나, 자체 노력으로 자연친화적인 생활양식을 가꾸어가고 있는 마을. 완주 요동마을이 전자의 경우이고 정읍 풍촌마을은 후자에 속한다.
환경부는 선정된 지역에 대해 환경부장관 명의의 지정서및 인증표지판을 수여하고 자연환경 보전·이용시설이나 환경 기초시설등의 국고보조사업 시행시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또 이들 지역은 산림청·농림부등 유관기관에서 추진하는 산촌종합개발사업이나 녹색농촌체험마을조성사업·농촌 전통테마마을육성사업 등 유사사업과 상호 연계, 생태관광 및 생태체험 장소로도 활용된다.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선정된 완주 요동마을과 정읍 풍촌마을을 둘러보았다.
주말, 봄을 재촉하는 비가 전주에서 대둔산으로 향하는 국도 주변 산골에 짙은 운무(雲霧)를 내려다 놓았다.
완주 경천면사무소를 지나 2km를 약간 넘어선 지점에서 화암사(花岩寺) 가는 길로 빠져나와 다시 시골길 2km. 산골을 휘감아 도는 작은 시내를 건너 나타난 마을은 대낮인데도 스산한 기운까지 감돌았다. 비오는 겨울날 산골의 풍경이다.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 요동마을. 인삼밭과 함께 경천면의 명물 곶감 생산시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뛰어들고 싶은 맑은 계곡물과 수백년은 족히 되었을법한 냇가 아름드리 고목들, 그리고 곳곳에 서있는 감나무·대추나무가 시골정감을 물씬 풍긴다.
늦가을 잘 익은 감을 깎고 있는 이곳 주민들의 모습은 사진작가들에게 단연 인기다.
곶감 생산을 주업으로 하는 전형적인 산촌으로 59세대 주민 1백38명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 인근에 불명산과 천년 고찰 화암사가 위치, 주변경관이 뛰어나다. 마을뒤 비포장도로는 가을철 어느 산책로에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또 나비로 유명한 신흥계곡 근처인 만큼 동·식물상도 다양하다.
주민들은 마을에서 화암사로 향하는 산책길을 자랑한다. 작은 폭포와 각종 야생화, 그리고 가을철 단풍이 주변경관과 잘 어우러진다는 것.
빼어난 자연경관을 보전하기 위한 주민들의 자연보호 활동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두드러진다.
화학비료 사용량을 크게 줄이고 퇴비를 사용, 청정농산물 생산에 힘쓰는 한편 마을에 분리수거함을 설치, 고철과 빈병·폐지 수거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게 면사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매년 음력 1월7일이면 마을 깊숙한 곳에 위치한 돌배나무에서 당산제를 지내고, 정자나무앞에 모여 전주민이 술과 음식을 나누며 화합을 다지는 전통 행사를 거르지 않는다.
김제 원평에서 신태인으로 향하는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정읍 감곡면 소재지 조금 못미쳐 전형적인 농촌마을을 만날 수 있다. 정읍시 감곡면 대신리 풍촌마을이다.
38세대 1백8명이 거주하는 이 마을은 주민들이 수년동안 힘을 모아 쾌적한 자연환경을 만들어 낸 곳이다.
우선 마을주변에 3백여평의 소공원을 조성했으며 진입로에는 소나무와 왕벗나무·철쭉등을 심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이 마을 주민들은 소하천 살리기와 친환경농업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마을은 동진강 지류인 화봉천과 대신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다.
주민들은 공동기금을 조성, 하천정화 작업에 팔을 걷고 나서 이 자그마한 농촌하천을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변모시켰다. 하천 바닥이 주변 농지보다 높은 천정천인 관계로 자치단체등에 건의, 일단 퇴적물 준설작업을 실시하고 창포등 수생식물을 심을 계획이다.
이와함께 주민들은 자체 감시단을 만들어 외지인들의 쓰레기 불법투기를 막고 퇴비증산을 통한 친환경농법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퇴비증산 전북도 최우수마을로 선정됐다는 게 면사무소 관계자의 설명.
또한 주민의 25%가 태양열 온수를 사용할 정도로 에너지 절약에도 솔선수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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