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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JIFF] 개막작 '6개의 시선' 감독 6人


'여섯 개의 시선'에 참여한 감독들이 '인권'문제에 함께 주목하면서도 서로 다른 내용과 형식으로 제작해낸 영화는 20분 안팎의 짧은 단편.

 

그러나 뚜렷한 예술적 색채 만큼이나 서로 다른 개성은 여섯편의 옴니버스식 영화에 그대로 담겨져 더욱 강한 메시지로 전달된다. 개막식에 참석하는 여섯명 감독들을 이메일을 통해 먼저 만났다.
 
이 영화 제작의 중심에 있던 박광수 감독. 사회현실과 역사성을 꾸준히 탐구해온 박감독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인권영화 제작 자문을 받았다.

 

그 때 생각으로 단순히 홍보용보다는 예술성을 갖춘 감독들이 제작한다면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이 영화제작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참여 감독들은 모두 박감독이 추천했다.  

제작 동기도 다양하다. 박진표 감독은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 대신 막차를 탔다"면서 대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허영심'(?)이 용기를 줬다고 말했고, 여균동 감독은 '외투'와 '컴퓨터' 같은 이전 작품 덕분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주제의식은 '인권'에 맞추어져 있지만 그 통로는 다양하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외모나 사적인 만남에 치우쳐 있다는 현상을 지적하고 싶었다. 결혼과 취업 뿐 아니라 사소한 사적 만남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내면보다는 겉모양만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짙다."

임순례 감독은 외모 때문에 가해지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고, 박진표 감독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장래가 결정되는 어린아이들의 문제, 아이도 느끼지 못하고 그걸 강요하는 부모나 사회도 인식하지 못하는 아동인권침해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에서 담아내는 차별을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가하는 유형 무형의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장애인 문제를 고발하는 여균동감독은 '광화문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영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차별'은 엇박자 같은 돌진이라고 설명했다.

단편 작업은 참여감독들에게도 특별한 체험과 흥미를 안겼을터.
"현실에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소통이 가능한 방식이 단편의 매력"(여균동) "시간이 제한된 만큼 효과적인 표현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박진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력(?)이 없어서 행복했다"(박찬욱)고 이들은 답했다.

한국영화의 한복판에 서있는 감독군들인 만큼 짧은 기간동안의 외도와는 별개로 준비하고 있는 작업이 화려하다.

박광수 감독은 지난해 촬영하지 못했던 영화 '방아쇠' 제작 준비와 시나리오를 집필중.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에 이은 또 하나의 극악무도한 복수극 '올드보이'를 최민식 유지태와 함께 준비하고 있고, 임순례 감독은 비밀(?)리에 준비중인 시나리오를 올해안으로 마무리해 내년 상반기 중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도 후속작업을 준비 중. 휴먼 코미디 속에 멋진 사랑이 녹아있는 '브라보 내인생'이 뒤를 잇는다. 여균동 감독은 반대로 실향민의 고향방문기를 다룬 슬픈 코미디 '비단구두(사가지고 오신다더니)'를 준비하고 있다.

여섯 감독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 전주영화제레 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하나같이 이렇게 답해왔다.

"대안 영화가 중심이 되는 전주영화제만의 색깔을 지켜가라. 그래야 사랑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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