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師一表眞名世하니 千載誰堪伯仲間이리오
출사일표진명세 천재수감백중간
출사표 하나로 참된 이름이 세상에 나게 되었으니, 천 년 세월이 흐른다 해도 누가 감히 그(제갈량)와 우열을 겨룰 수 있겠오?
송나라 때 애국 시인 육유(陸游)가 쓴 〈서분(書憤:분함을 토로함)〉시의 한 구절이다. 제갈량은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승상으로서 유비(劉備)를 도와 촉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유비가 죽은 후 황위에 오른 아들 유선(劉禪)은 성격이 매우 소극적이었다. 적을 공략할 생각도 없었고 삼국 통일의 의지도 없었다. 이에, 제갈량은 유선에게 지금이 적기이니 군사를 일으켜 적을 공략할 것을 간곡히 간하는 글을 두 번이나 올린다. 그것이 바로 유명한 〈출사표(前出師表)〉전, 후편이다.'出師'의'師'는'스승'이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군대'라는 뜻으로 쓰였다.
따라서,'출사'란'군대를 내다, 출병하다'라는 뜻이다. 그리고'表'란 문체의 한 종류로서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을 말한다. 따라서, 출사표란 '출병하기를 간하는 글'이라는 뜻이다. 선거에 출마하는 일을 "출사표를 던졌다”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제갈량은 출사표를 통해 황제를 무척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뜻은 확고하고 간곡하게 밝힌다. 진정한 충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에게도 그런 충성스러운 공직자가 있어야 할 텐데..... 충심으로 간언하는 것과 '막 하자'는 식으로 대드는 것은 엄청나게 다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엔 지금 대드는 것을 개혁이나 애국심으로 여기는 이상한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 출사표를 한번씩 읽혀야 할 모양이다.
師:군대 사 表:문체 이름 표 載:해(年) 재 誰:누구 수 堪:감히 감 伯:맏 백 仲:둘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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