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조각가 주영도씨(60, 전주대교수)가 전주와 정읍 남원 지역을 순회하며 전시회를 연다.
열정적 창작 작업을 왕성한 발표활동으로 이어온 그의 예술관을 보여주는 기획이다.
30일부터 7월 14일까지 릴레이로 열리는 주영도 개인전은 20여년 오로지 나무로만 몰두해온 그의 집요한 '나무작업'이 중심이고 형식상으로는 단일 작품보다는 설치작업이 주를 이룬다.
조형성을 강조하는 기존의 작품에서 설치작업의 미학을 잇대놓으면서 더 폭넓은 미학의 세계를 전하는 그의 근작들은 나무로 드러내는 시간의 영속성을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함축해낸다.
불거지고 이그러진 괴목의 뒤틀린 형상을 그대로 살려낸 작품은 곡절 많은 인간들의 삶을 형상화한 언어. 수많은 정육면체의 목조와 자연그대로의 나무 형태를 자르고 다듬은 소품들의 설치작업은 그 자체로 거대한 단일 작품이 되어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발휘해낸다.
일렬로 늘어선 잘려진 나무들, 잘게 짤려 만들어진 조각들이 쌓이거나 흩어져 이루는 자연스러운 형상, 쌓여진 나무더미 위로 길게 올라선 솟대.
단일조각 작품으로부터 설치작업으로 확장된 그의 작품은 늘 변화를 향해 달려온 중견작가의 치열한 창작열을 그대로 드러낸다.
대형화되면서 자칫 분산되기 쉬운 메시지가 오히려 더 강렬해진 것도 그의 근작들이 주는 새로운 성과다. 나무토막으로 이뤄진 색점도 강렬한 메시지를 더해주는 참신한 요소다.
미술평론가 김복영씨는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상징적 몸짓들이 "우리가 비극적인 어두운 현실을 뚫고 어디론가 희망적인 공간으로 돌진해 가야만 할 지점, 말하자면 유토피아의 공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가 의욕적으로 기획한 이번 순회전시는 정읍(30일부터 7월 4일까지 정읍예술회관)에서 시작해 전주(7월 4일부터 7월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남원(7월 10일부터 14일까지 남원춘향예술회관)으로 이어진다.
부안출신으로 국전 특선, 동아국제전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하며 화단의 주목을 모으기 시작한 작가는 지금까지 17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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