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부터 전북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추상화 모임 'SALE'의 열 번째 전시회장.
새만금, 방폐장, 전쟁, 부안, 실업, 자살… 최근 우리를 정신 없게 만들었던 사건들이 조각조각 스크랩돼 소나기 오듯, 곶감 말리듯 전시장 한 쪽에 매달려 있다. 이 작품을 '집중호우'라고 이름 붙인 김삼렬·이일순 부부는 선택된 내용들은 "전시장을 찾는 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세상살이”라고 말한다.
"단어나 문장들을 보면 그 때 상황을 떠올릴 수 있고, 관찰자적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
추상화 모임 'SALE'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선택한 주제는 '집중호우·815'.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젊은 정신이 전시장을 가득 메운다. '날 것을 파는 정육점''창고 대 방출''오늘 소 잡는 날''日本(일본)=曰犬(왈견)' 등 지금까지 보여준 전시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실험성 강한 작품세계가 특징.
이번 전시에서도 분노처럼 쏟아지는 반전 구호들을 담은 이정아씨의 '함성'이나 물질만능 행태를 만원 지폐에 비꼬아 놓은 홍성일씨의 '주인공'처럼 시사적 문제를 소재로 해 일반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발자국 소리 요란해도, 아이들이 떠들어도 좋습니다. 멀티 등에게 보여주는 전시가 아닌 사람이 봐주는 전시여야만 우리는 좋습니다”
각기 다른 화풍으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SALE' 회원들의 말이다. 이번 전시는 오늘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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