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활동중인 젊은 작가들이 22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마니프(MANIF) 2003 서울국제아트페어'에 초대됐다. 화가 김성민(38)·나인하씨(37)와 조각가 이효문씨(36).
마니프는 대중들의 순수 예술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더 나아가 전시 판매하는 적극적인 미술경영 시스템. 이를테면 '미술견본시장'이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번 마니프전은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국내작가 1백9명과 외국작가 21명, 모두 1백30여명이 참여한다. 도내 작가들은 48명의 젊은 작가들이 펼치는 '비전전'에 포함됐다.
11년째 남자인체의 누드를 작업의 모티브로 삼아온 김성민씨. 축 늘어진 채 뼈만 앙상한 그의 작품 속 남자들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강인함과 책임감으로 상징되는 남자들이 겪는 좌절과 어려움이 그들의 인체를 통해 표현된다.
작품 속 모델들은 예술계 동료들과 작가의 친구들. 대부분의 누드가 정형화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에 반해 질박한 질감과 무채색 계열을 즐겨 활용해온 그는 삶과 현실에 대한 삭막함·허무감을 드러낸 작품을 출품한다. 원광대 서양화과와 같은 대학원 을 졸업했다.
'꿈꾸는 산(山)'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여는 조각가 이효문씨는 그동안 철 중심의 작업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나무를 주재료로 한 작품을 전시한다. '산'을 하나의 주제로만 설정하지 않고 구체적인 표현으로 산을 의인화시켰다. 다른 세계에 대한 동경을 담고싶었다는 그는 산이 가장 가고싶은 곳을 생각하다보니 바다가 떠올랐다고. 이번 작업은 바다를 동경하는 산 '꿈꾸는 산(山)'이 주제다.
"단순화시키고 싶은 의도도 포함됐지만, 산의 능선을 제대로 표현할 자신이 없었다”는 그는 이번 작업을 계기로 산의 선을 살릴 수 있는 작품을 계속해나갈 생각이다. 전주대 미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전주대 겸임교수.
재료가 갖는 물성(物性)에 관심이 많은 서양화가 나인하씨는 스테인레스 스틸과 점자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차가움이 느껴지는 소재들이지만, 작가의 시선은 따뜻하고 온화한 아름다움을 창조해낸다.
이번 테마는 '사랑찾기'. "사랑의 대상은 이성 가족 세상 그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그는 그동안 해왔던 '자아찾기'의 다음 단계라고 소개했다. 스틸로 만든 액자안에 점자로 '사랑'이라는 단어를 담기도 했고, 시간의 흐를수록 부식정도가 달라지는 철가루의 색깔 변화, 캔버스에 그린 추상적인 회화작품도 선보인다.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각 작가마다 개인별 전시공간이 주어져 그룹형식을 띠면서도 일종의 개인전 성격을 갖는 마니프전은 작가들에게도 대중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