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긴 한지는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은은하고 단아한 멋은 정겨운 민족의 소박함을 닮아있다. 강인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안고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를 담아내는 전통한지. 새로운 변신을 꿈꾸는 한지가 예술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24일부터 29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는 '한지, 새로운 모색전'. 공예품전시관의 옛스러운 멋과 어울려 한지 특유의 전통의 향을 품어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예원예술대 한지문화연구소(소장 차종순·예원예술대 교수) 연구원 전시다.
"일반인들이나 젊은이들은 '한지'하면 문풍지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통을 구태의연하고 고루한 것으로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한지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교수는 이번 전시가 일반인들에게 한지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익숙하게 접해왔던 수묵채색화부터 실크프린팅, 바느질, 커피염색, 닥죽 등 한지의 다양한 쓰임을 보여주는 전시회 참여작가는 김선태 김연 김완순 김인숙 김혜미자 송미령 신경자 신미금 유봉희 이유라 이재승 이철규 전양배 조충익 지용출 차종순 한경희씨. 한지를 소재로 각자 영역에서 활동하며 그 맥을 고집스럽게 이어오고 있는 작가들이다. 치열한 고민 끝에 완성된 작품들은 전통을 제대로 담아낸 것부터 현대적 조형성을 살린 것까지 한지예술의 넓은 폭을 보여준다.
"한지에 대한 연구를 해보니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한 예로, 자연과 우리 몸에 가장 가까운 한지를 요즘 불고있는 '웰빙열풍'과도 연결시킬 수 있는 거죠. 전주한지에 관한 학술적 토대를 구축하고 한지관련 문화예술활동·한지산업발전방향을 모색해 전통종이 전주한지를 세계의 종이로 만들고 싶습니다.”
2003년 문을 연 한지문화연구소는 전주한지의 전통을 단단히 다질 수 있는 힘들을 한 데 집약시키는 역할을 중심에 세웠다. 학술·상품개발·상품마케팅·제품포장디자인분과로 구분해 한지연구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연구소는 한지관련 소식지 '한지문화' 창간호도 발행했다. 한지와 관련된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는 한지문화기행 '전주한지, 잃어버린 자존심을 찾아서'를 준비중이며, 5월 열릴 전주종이문화축제와 세계종이조형작가총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를 2006년 종이엑스포까지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한지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한지문화와 한지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노력이다.
"한지역사의 뿌리는 전주입니다. 과거로 거슬러가며 잊혀진 한지 역사를 찾아가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이제서야 '한지의 큰집' 역할을 해나간다는 기쁨이 있습니다.”
전주 한지의 뿌리와 잃어버린 자존심을 찾아가는 한지문화연구소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