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율 세계 1위, 5분마다 한 쌍씩 이혼을 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외국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혼인신고율이 높기 때문이라고도 하겠지만, 걱정되는 것은 이혼 후에 생기는 정신적 충격과 조금은 남아 있는 보수적인 눈초리에 적응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다. 더욱이 아이들의 문제는 심각하다. 이제 힘들게 사는 여자에서 시대적 변화로 남성들을 힘들게 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여성의 성문제는 역사의 희생물이기도 하지만 가정에서도 희생되어 왔다. 과거에 참으면 된다는 한마디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 말은 효력을 상실했으며 그 말을 대신할 만한 대안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여성에 대한 올바른 성의식이 회복된다면 성상품화를 넘어서서 인간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경제와 성윤리 문제는 함께 가고 있다.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이 이윤을 추구하는 탐욕의 정신이 아니라 신의 예정 속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하여 신의 영광을 드러내고 구원의 확신을 얻으려는 세속적 금욕주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종교적 열정은 힘을 잃어버리고 이익에 대한 욕망만 커져 버렸다. 물질적 풍요와 기술발달은 모든 것이 상품화되면서 도덕적 파괴와 환경오염으로 중요한 본질을 망각하고 무시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성상품화와 잘못된 성문화는 학교주변에까지 퍼져있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여성단체는 졸업시기가 되면 성교육신청을 받는다. 담당선생님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피임법을 가르쳐 달라는 요청을 하게 된다. 아직 경험이 없는 아이들에게 성폭력은 낯 설은 용어지만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는 강력한 사태를 대비해서 짧은 시간에 일회성으로 마무리를 하고 돌아설 때마다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의미에서 성교육은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사랑과 성과 결혼이라는 문제를 중 고등학교를 거쳐서 점점 깊이 있게 다루는 교과목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프롬은 <사랑의 기술> 에서 사랑은 감정이나 느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전문서적을 연구하듯이 그렇게 집중하여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유치원에서부터 영어를 가르치듯이 사랑을 가르치고 가정을 이루는 결혼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훌륭한 예술가가 되었더라도, 혹 유명한 작가가 되더라도 사랑의 기술을 익히지 못하면 절반은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랑의>
지금 우리가 졸업시기에 원하는 학교에서 잠시이라도 학생들을 위하여 성교육을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더 빨리 체계적으로 결혼하교를 개설하여 단계별로 맞는 과목을 만든다면 한국 제일의 이혼율 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결혼이나 가정, 사랑은 교양 과목이 아니라 인생의 전공과목이기 때문이다. 결혼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진정한 동반자를 찾는 것과 직업을 찾는 것을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서로 존경하며 책임지고 보호하면서 지혜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생의 반려자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양황 자윤(익산 여성의전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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