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딸 결혼을 앞두고 있어요. 친정 엄마 음식 솜씨로 손수 폐백을 해주고 싶습니다.”(전주시 인후동 오정미·52)
"손을 움직이면 치매에 안 걸린다고 해서 찾았어요. 딸(최지영·42)이랑 함께 배우니까 더 재미있어요. 내친 김에 부업도 하고 싶어요.”(전주시 효자동 오현명·75)
"평소 요리에 취미가 있어요. 이번 기회에 열심히 배워서 부업을 해보려구요.”(완주군 신리면 양미화·33)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주·전북지회가 이달 초부터 매주 월·화요일 무료로 열었던 폐백 강좌에 도내 각 시군에서 모인 18명 여성 교육생들이 열심을 부렸다.
30일까지 오징어 오리기가 손에 익힌 이들은 4월부터는 곶감 꽃장식에 밤 대추 닭장식 등 폐백을 본격적으로 배운다.
말린 오징어로 오리는 대신 종이로 된 오징어를 수없이 오리고, 종이로 닭도 오리고, 셀로판지로 사지꽃도 만들고......
"자칫 폐백이 가정의 재력을 가늠하는 잣대인 것 마냥 겉치레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요. 돈을 조금 들이면서도 보기 좋고 먹기도 좋은 폐백을 하자는 취지입니다.”
주부클럽 조영희 부장은 옛날에는 폐백을 통해 신부 집안의 가품을 읽을 수 있었다면서, 무조건 많은 돈을 들여 전문가에게 맡기는 사례들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큰딸을 3월에 여읜 조 부장은 폐백을 준비하면서 사돈댁에 노인이 계셔서 화전과 함께 육포와 사과전과 등을 마련했는데, 맛도 좋고 보기도 좋았다며 찬사를 받았다고 들려줬다.
강사인 김순례 씨는 일부에서 폐백을 1백만원 이상 몇 백만원짜리로 맞추는 것을 보고 씁쓰레했다고 말했다.
밤 대추와 구절판 곶감이 들어가는 3합만 해도 기본적인 폐백이 되는데다 7합의 경우도 재료비가 20만원도 채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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