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뵈온 선생님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싶었는데, 다행입니다. 큰상을 받았지만, 춘향가부터 차근차근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제30회 전주대사습전국대회에서 판소리 명창 부문 대상을 차지한 장문희씨(29·도립국악원 창극단). 다시 태어나도 소리꾼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그가 4일 본선에서 부른 대목은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대목’. 마음을 사로잡은 그의 소리에 심사위원들은 최고점수를 선사했다. 심사위원인 송순섭 명창은 “올해 대사습이 대어를 낚았다”고, 조통달 명창은 “백년만에 한번씩 나오는 명창이 탄생한 것 같다”고 크게 칭찬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소리의 공력. 김연수 오정숙 이일주로 내려오는 계보를 물려받은 장씨는 허공을 가르는 듯한 힘차고 짱짱한 목소리와 고음과 저음을 오가는 드라마틱한 소리를 여유 있게 연출했다. 동초제의 차세대 기대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그에 대한 평가는 “이일주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것.
자신의 소리에 우주 만물의 질서와 조화로움을 담고 싶다는 그의 고향은 서울. 그러나 여덟살 때부터 이모이자 유일한 스승인 이일주 명창과 함께 전주에서 생활했다. 우석대 국악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를 수료한 이후 2년전 도립국악원 창극단에 입단했으며 지난해 소리축제에서 창극 ‘심청전’(도립국악원)의 심청 역으로 주목을 받았다. 1998년 제24회 전주 대사습놀이 일반부 장원, 2000년 제1회 공주 전국 판소리 명창·명고대회 명창부 대상 등의 수상 경력도 만만치 않다. 1999년 동초제 ‘흥보가’를 완창한 그의 소리공력은 올 여름 판소리 다섯 바탕의 주요 대목을 재즈화한 일명 ‘판째’ CD(전북도·㈜신나라뮤직음반 공동제작)를 통해서도 담겨진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