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전북무용제가 3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현대무용 2팀, 발레 1팀, 한국무용 1팀 등 다른 해에 비해 외국무용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올해 무용제는 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들의 노련함과 젊은 춤꾼들의 참신함이 만나는, 전북 무용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는 자리다.
올해는 시상과 상금을 대폭 늘렸다. 최우수상 1팀에서 대상·최우수상·우수상·장려상 각 1팀으로 시상을 늘리고 개인 무용수를 위한 연기상을 신설했다. 대상(전라북도지사상)에게 창작지원금 1천만원을 수여하고, 출전팀 모두에게 격려금 1백만원을 지원하는 등 지역 무용 발전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무용제를 주관한 한국무용협회 전북지회 김숙 회장은 “30분 정도의 작품을 창작한다는 것은 그대로가 노력과 실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라며 “실력있는 안무가들의 참여로 대회와 지역 무용계 수준이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대 손윤숙 교수 발레단은 계절과 인간을 접목시킨 ‘雨林의 사계’를 공연한다. 전북대 이혜희 교수의 대본에 손교수가 정통발레를 기초로 안무했다. 숲 속의 사계를 연기하는 이 무대에 손교수도 직접 오른다. “제자들이 테크닉이 좋아 난이도가 있는 봄·여름·겨울을 연기한다”고 소개한 손교수는 연륜이 묻어나는 감성과 표현력으로 가을에 짙게 배어나는 쓸쓸함과 고독을 담아낸다. 1997년 전국무용제에서 우수상과 연기상을 수상했다.
우석대 양순희 교수가 이끄는 ‘청호무용단’은 힘든 세상살이로 붉은 태양이 검게 변한 ‘Black Sun’을 올린다. 현대인들의 지친 삶과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다.
양교수는 “마임을 도입하고 온 몸에 검은 천을 두르고 발로만 춤을 추는 등 현대인의 내면을 드러내고 무용 속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소개했다.
명확한 주제 전달을 위해 테크닉 보다 연기가 뛰어난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현대무용의 폭을 넓혀 종합예술을 추구하는 청호무용단의 색이 또렷하게 묻어나는 무대다. 2000년 전국무용제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중견 안무가들 사이에서 젊은 안무가들의 도전도 의욕적이다.
지난해 전북대표로 출전, 전국무용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C·D·P 무용단’은 소중한 추억들이 들어있는 기억창고의 공간을 열어나가는 현대무용 ‘기억창고’를 발표한다. 변질되고 희미해져 가는 기억들의 재생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되는 안타까운 몸짓이다.
지난해 춤과 사람들 ‘젊은 작가전’에 참가, 우수안무가상을 수상한 최재희씨가 안무를 맡았다. 출연자 수는 적지만 힘있는 무대를 전한다.
일상에서 발견한 소재들을 사회적 문제로 연결시켜온 ‘류 무용단’은 ‘혼령의 제(祭)’를 소개한다.
전주 출신으로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무가 유영수씨의 경험을 과장시키고 각색해 이미지화 시켰다. 할머니의 죽음으로 느끼게 된 영혼에 대한 생각들을 상여 나가는 장면, 제사 지내는 장면 등으로 재현하고 사실적인 소품을 이용해 연출했다.
제(祭)를 통해 부정적인 것들을 풀어내는 의식적인 춤이다.
전북무용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팀은 9월 8일 대전에서 열리는 제13회 전국무용제에 전북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시상식은 공연이 끝난 후 현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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